2017년 北 ICBM 등 도발에
전략자산 한반도에 전개하고
3개 항모전단 합동 훈련까지
찰스 브라운(사진) 미국 태평양공군사령관이 2017년 미·북 대치 당시 진행했던 군사 옵션을 거론하고 나선 건 대화를 거부하고 도발 수위를 높이는 북한에 미국의 경고가 단순한 말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을 각인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2017년 당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발사와 6차 핵실험 등 도발을 계속하자 제한적 선제공격(코피 작전)과 북한 지도부 폭격 훈련,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3개 항모전단 합동훈련 등 강력한 군사적 카드를 사용한 바 있다.
17일 더힐과 밀리터리닷컴, 미국의소리(VOA) 등에 따르면 브라운 사령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가진 국방담당 기자들과의 조찬 행사에서 “2017년에 했던 것이 많이 있어 (도발이 계속될 경우) 우리는 꽤 빨리 먼지를 털어내고 이용 준비를 할 수 있다”며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2017년 당시 영변 핵시설과 동창리 미사일 기지 등을 제한적으로 선제타격하는 코피 작전을 검토했다. 올해 2월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도 미 공영방송 PBS 인터뷰에서 “당시 모든 방안에 대해 계획이 서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초음속 전략폭격기 B-1B 랜서를 2017년 3월 한 달에만 5차례 한반도에 전개하며 대북 압박용 군사적 카드를 구사했다.
또 2017년 10월에는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기지에서 스텔스 전략폭격기 B-2 스피릿을 동원해 북한 지도부 지휘소 모의 폭격 훈련을 실시했다. 당시 미군은 “DPRK(북한) 지도부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휘소”라는 B-2 조종사의 교신 내용을 암호화하지 않는 방법으로 훈련 내용을 노출시켜 북한을 압박했다.
미국은 2017년 11월에는 로널드 레이건호, 시어도어 루스벨트호, 니미츠호 등 3개 항모전단이 동시에 동해에 포진하는 대대적인 압박 작전도 벌였다.
다만 2017년 당시 미국의 군사적 움직임이 북한의 잇단 핵·미사일 실험과 괌 포위사격 위협 등에 대응하는 차원이었다는 점에서 현 상황에 바로 적용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이기는 하나 미국이 여전히 대화에 무게를 두고 있고, 북한도 공개적인 도발을 아직 벌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백악관도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현시점에서는 군사 옵션보다는 제재 강화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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