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땐 300명 중 241명 달해

16∼20대 국회의원 총선거 당선인 중 4명 가운데 3명은 당선 당시 직업이 정치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직업군에서 활동을 했더라도 정치권에 입문해 상당 기간 활동한 후에 당선된 경우가 많았다는 뜻이다.

정당별로 총선 때마다 대대적인 현역 의원 물갈이를 했다고 밝혔지만, 진정한 의미의 ‘외부 수혈’이 아니라 또 다른 정치인이 자리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문화일보가 16∼20대 총선 당선인 1471명의 당선 당시 직업을 분석한 결과, 1123명(76.3%)의 직업이 정치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현직 국회의원, 전·현직 지방자치단체장 및 지방의회 의원, 청와대 참모, 당직자, 의원 보좌진 등이 이에 해당한다. 정치인 비율은 16대 총선 85.7%, 17대 총선 64.2%, 18대 총선 80.3%, 19대 총선 72.0%, 20대 총선 80.3% 등으로 꾸준히 높은 비율을 유지해 왔다. 특히 20대 총선에서는 당선인 300명 가운데 정치인이 241명에 달했는데, 50대에 접어든 86세대(1980년대 학번, 1960년대 출생)가 주류를 이루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이 총선에서 정치인 출신 1960년대생 당선인은 107명으로, 전체 당선인의 3분의 1이 넘었다.

정치인 비율은 더불어민주당 계열 정당 당선인 598명 중 465명(77.8%), 자유한국당 계열 정당 당선인 681명 중 513명(75.3%)으로 양당 공히 높았다.

정치인 다음으로는 학자·전문가(85명·5.8%), 법조인(80명·5.4%), 재야·시민운동가(43명·2.9%) 순이었다. 학자·전문가와 법조인은 정치인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17대 총선에서 각각 11.4%, 9.0%로 평균보다 높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과 열린우리당 창당, 2002년 대선자금 수사 여파 속에 선거가 치러진 탓에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곧바로 공천을 준 경우가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업인(41명·2.8%)과 관료(34명·2.3%), 노동자·농림어업인(1.4%), 군인·경찰(1.3%), 언론인(1.0%), 문화·예술·체육·종교인(0.5%) 등은 현직에서 국회의원으로 직행한 사례가 많지 않았다.

국회의원 당선인 가운데 현직 정치인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것은 그동안 정당들이 공천 때 내세운 물갈이 비율에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33.3%, 새누리당은 23.8%의 현역 의원 교체율을 보였다. 19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47.1%, 민주통합당 37.1%, 18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 38.5%, 통합민주당 19.1%의 교체율을 기록했다. 당무 경험이 풍부한 한 여당 의원은 “당 주류가 공천을 주도하면서 반대쪽 의원을 탈락시키고 다른 정치인을 전략공천 등의 형태로 내리꽂는 경우가 많았다”며 “‘진짜 신인’으로의 물갈이는 어느 당이나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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