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관·별관·체험원 등 갖춰
농업 과거·현재·미래 한눈에
지역 농업박물관과 교류도
우리나라 농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는 물론 현장 체험까지 두루 경험할 수 있는 ‘제대로’ 된 농업박물관(조감도)을 2022년이면 만날 수 있다.
2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조선시대 영농과학의 중심이자, 과거 농촌진흥청이 있던 경기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 서호지구 역사문화공원에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농업박물관’을 건립한다. 지난 4일 착공식을 가진 국립농업박물관은 대지면적 5만㎡에 건축 연면적 1만8000㎡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로 본관, 별관, 온실, 체험원 등을 갖출 예정이다.
서둔동은 ‘한국 근현대 농업기술의 요람’으로 불리는 곳이다. 을사늑약 체결 후 일제가 조선 수탈을 위해 만든 권업모범장(일제 통감부가 우리나라에서의 농업기술의 시험·조사 및 지도를 위해 설치한 기관)이 이곳에 있으며, 녹색혁명의 상징인 통일벼의 시배지도 이곳이다. 한국 현대 원예의 상징인 우장춘 박사의 묘도 이곳에 위치해 있다. 정조대왕이 축조한 축만제 등 여러 농업역사 유적들이 남아 있으며, 우리나라 농업 연구개발 기관인 농진청도 과거에 이곳에 있었다.
이 같은 역사적 배경 속에 착공에 들어간 국립농업박물관은 일반적인 박물관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날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농업·농촌의 발전과정, 현재와 미래 모습 관련 전시·체험·교육 등을 통해 국민과 소통하는 통합적 문화공간이 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최근 농촌은 도시민에게 휴식과 건강을 제공하는 생명공간이며 농업은 농촌과 도시를 연결하는 미래 생명산업으로서 그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립농업박물관은 이런 시대적 요구를 실내외 전시관 및 전시 콘텐츠에 담을 계획이다.
특징적인 것은 신개념 전시공간이 마련되는 것인데, 여기에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의 기술이 접목된다. 일례로 동일 전시공간 내 농업기술의 순차적 발전과정을 보여주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면, 이 공간 내에서 호미가 쟁기로, 그리고 트랙터로, 자율주행 농기계로 발달하는 입체영상을 관람객들이 접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국립농업박물관에서는 현재 농촌의 모습을 체험하고, 느끼고,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된다. 스마트팜 기술을 이용한 식물공장, 식물과 곤충이 어우러진 온실, 전통 농업시설(다랑논)과 12월령에 기초한 야외 공간디자인이 마련돼 이곳을 찾는 남녀노소 모두가 농업농촌을 즐기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말 그대로 ‘오래된 농업’만이 아닌 ‘살아있는 농업, 미래의 농업’의 가치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콘텐츠가 제공되는 셈이다.
농식품부는 국립농업박물관을 다른 지역 농업박물관의 허브로 삼을 계획이다. 각 지역에 분포한 농업박물관과 상호 콘텐츠 교류 및 행사 유치 등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풍부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수원지역의 축만제, 서호, 여기산 유적, 경기 상상캠퍼스(옛 서울대 농대), 서울대 농장, 농진청 중부작물부와 야외 포장, 중부권 기상대(농업기상) 등과 연계해 야외농업 박물관도 운영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이 밖에도 현재와 미래 세대를 포괄할 수 있도록 농업농촌 발전사, 첨단농산업, 어린이 농촌체험, 귀농귀촌, 도시농업, 미래농업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해 관람객들의 오감을 즐겁게 할 예정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오늘날 눈부신 농업기술의 발전은 과거부터 이어져 온 농자천하지대본 등 우리나라의 농업중시 사상과 전통을 계승했기에 가능했다”며 “국립농업박물관에서 이같은 우리의 농업철학과 사상, 문화를 체험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