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까지 생산량 ‘361만대’
업계 ‘생존 마지노선’ 붕괴위기
부품업체도 연쇄 도산 가능성

외국계 3곳, 작년보다 12% ↓
‘내년부터 생산절벽’ 우려 커져


수출 부진과 노사 갈등으로 올해 한국 자동차 생산량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생존 마지노선’인 연간 400만대 아래로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 오랜 판매 부진 후유증과 고비용·저효율 생산구조로 인해 내년부터 ‘생산절벽’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올해 자동차 생산 대수는 361만3000대다. 12월 생산량이 극적으로 늘어나지 않는 한 연간 400만대 생산량 붕괴는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자동차 생산량은 2016년 이후 4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올해 들어 순탄한 흐름을 보였던 생산량은 지난 10월과 11월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전체 생산량을 끌어내렸다. 지난 10월과 11월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9%, 11.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간 ‘400만 대 생산’이란 마지노선이 무너지면 완성차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고 부품업체들은 도산하기 시작한다. 지난 2015년 455만 대였던 생산량은 지난해 402만 대로 간신히 400만 대에 턱걸이했다. 이미 가동률이 떨어지기 시작했다는 지적이다.

이는 외국자본계 3사 한국지엠, 쌍용차, 르노삼성차 위주로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는 지난달까지 64만9397대를 생산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2% 감소한 수치다. 이들 3사 올해 생산량은 2005년 이후 최저 수준이 될 전망이다.

생산 절벽에 내몰린 주된 원인은 노사갈등이 꼽힌다. 업계에 만연한 ‘습관성 파업’이 악재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자동차 업계는 이례적으로 12월 파업에도 들어갔다. 르노삼성차 노조가 ‘2019년 임단협’ 협상이 불발되면서 지난 20일부터 올해 두 번째 파업 중이다. 파업 나흘째인 26일 참가율은 32.9%로 낮아졌지만 27일에 이어 30∼31일도 파업이 예정돼 있다. 기아차 노조는 임단협 노사 잠정합의안이 부결되자 18∼19일, 24일 부분파업을 했다. 노조는 내년 1월 3일까지는 본교섭을 하지 않고 냉각기를 가진다. 한국지엠은 창원공장 도급업체 비정규직 계약 해지를 둘러싸고 갈등이 격화됐다. 현대차도 최근 불거진 울산공장 와이파이 사용 문제를 두고 노사가 대치 중이다.

내년에는 더 큰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 르노삼성차는 수출용 닛산 로그 후속 물량으로 신차 XM3 유럽 수출물량을 배정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파업으로 결정이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는 내년엔 신차 계획이 없다. 한국 지엠도 내년 눈에 띄는 신차가 없는 실정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지난해 세계 10대 자동차 생산 국가 중 생산량이 3년 연속 감소한 나라는 한국뿐”이라며 “고비용 저효율 생산 구조를 재점검해 미래차 투자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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