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국에 NO 못하는 그림자國
우크라이나와 멕시코 대표적
文대통령 과도한 중국夢 칭송
시진핑 회담서 사드 언급 않아
北도 對中 굴종적 文정부 무시
中그늘 탈피 새 외교전략 짜야
연말 전 세계의 주목을 끌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 전쟁이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날 조짐이다. 하원 다수당인 민주당이 주도한 탄핵안이 공화당 주도 상원을 통과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탄핵을 촉발시킨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내년 미 대선 정국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듯하다. 소련 붕괴 때 독립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크림 반도를 병합한 뒤 동부 친러 분리주의자들을 부추겨 내전을 벌여도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나라다. 국가의 미래를 위해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했으나 러시아의 입김과 친러파의 반대로 좌절됐다. 그런 나라가 세계 최강 미국 대통령의 운명을 쥔 폭풍의 눈이 된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다.
정치학자 이언 브레머는 강대국 옆에 위치한 탓에 그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나라를 ‘그림자 국가(shadow state)’로 규정하면서 대표적으로 우크라이나와 멕시코를 꼽았다. 전자는 러시아, 후자는 미국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나라라는 것이다. 서부 개척시대 미국과의 잇단 전쟁에서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땅을 빼앗기자 가톨릭 신도가 대부분인 멕시코인들은 “하나님은 너무 멀리 있는데 미국은 너무 가까이 있다”고 탄식했다고 한다. 캐나다가 수도를 미국 국경에 인접한 토론토 대신 오타와로 정한 것은 호시탐탐 노리는 미국을 멀리하기 위해서라고 존 미어샤이머 시카고대 교수가 지난해 국내 강연 때 언급한 바 있다. 최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한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의 진행 과정을 보면 캐나다와 멕시코가 미국의 요구에 따를 수밖에 없는 을(乙)의 존재임을 보여준다. 다만, 멕시코는 미국의 그림자 국가임을 숙명으로 받아들였지만, 캐나다는 주요 7개국(G7) 멤버로서 목소리를 내면서 미국의 그림자 국가에서 탈피할 수 있었던 것이 차이라면 차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대한민국이 중국의 그림자 국가가 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아시아 세기의 종언’을 펴낸 마이클 오슬린 후버연구소 연구원 등을 비롯한 미국의 아시아 전문가들은 2020년대 중반쯤이면 한국이 중국 영향권으로 들어갈 것으로 본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로 인해 미국의 아시아 퇴조가 뚜렷해지는 상황에서 문 정부의 친중 정책이 중국의 그림자 국가화를 재촉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지난 23일 베이징 한·중 정상회담 때 사드 보복이나 홍콩·신장위구르 문제엔 한마디도 못하면서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중국몽 리더십에 경의를 표했다. 사드 보복이나 홍콩·신장위구르 인권 탄압이 모두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상을 위한 중국몽 밀어붙이기 때문이라는 건 자명한데 이를 묵인하면서 ‘시비어천가’를 부른 것이다. 문 대통령은 2017년 방중 때도 “높은 산봉우리가 주변의 많은 산봉우리와 어울리면서 더 높아진다”면서 중국을 높은 산봉우리로 추켜세우고, 한국을 주변 봉우리로 낮췄다. 중국이 사드 배치에 반발하자 안보 주권을 포기하는 ‘3불 합의’를 하기도 했다. 시 주석이 마러라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다”고 말해도 항의는커녕 정정 요구조차 하지 않았다. 북한이 한국을 무시하는 건 문 정부가 중국에 꼼짝 못 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최근 “북측이 우리를 완전히 잉여적 존재로 보고 미국의 그림자처럼 간주한다”고 토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북한이 한국에 오만하게 나오는 원인은 문 정부의 대중 굴종적 태도에 있는데, 문 특보는 북한이 문 정부를 미국의 그림자 국가 취급한다고 표현한 게 차이일 뿐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년 반 한반도 평화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면서 친중·친북 경향을 강화했고 미국과 거리를 뒀다. 그럴수록 중국은 한국을 더 압박했고, 한·미 동맹은 한층 위태로워졌다. 문 정부가 중국의 그림자 국가처럼 행동하면 한국은 아시아의 우크라이나로 간주될 것이다. 그런다고 북핵문제가 해결되고 한반도에 평화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임기 후반부로 들어선 문 대통령은 잘못된 가정에서 출발한 외교의 실패를 인정해야 한다. 북핵 완전폐기를 최우선에 놓고 국제사회와 협력하는 새로운 외교전략을 짜지 않으면 한국은 중국, 나아가 동북아의 그림자 국가로 치부되며 주권을 위협당하는 상황을 맞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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