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용 절전 등 3개 특례 논의
전기車충전·전통시장 연장될듯
한전 ‘1兆 적자’보전 시급한데
정부, 일몰유예로‘민심 챙기기’
올해 종료 예정인 3가지 전기요금 특례할인 중 전기자동차 충전전력이나 전통시장 등 일부는 혜택이 사실상 연장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를 팔고 있는 한국전력은 1조 원대 적자 보전을 위해 일몰(日沒 ·효력이 사라짐)을 간절히 바라고 있지만,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 등 굵직한 정치 일정을 앞두고 표심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정부가 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전 이사회는 30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한전 아트센터에서 올해 마지막 이사회를 개최하고 ‘기본공급약관 시행세칙 개정안’을 상정한다. 기본공급약관 시행세칙은 전기요금 특례할인 제도 운영방안 등을 담고 있다. 전기요금 특례할인은 특정 용도나 대상의 요금을 할인해주는 제도다. 한전은 11가지 특례할인제를 시행 중이다. 지난해 기준 총 할인규모는 1조1434억 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이날 안건은 올해로 시효가 소멸하는 주택용 절전, 전통시장, 전기자동차 충전전력 등 3가지 할인의 연장 여부다. 나머지 할인제도나 전기요금 개편안 전반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을 예정이다.
이들 혜택의 연장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전기요금 인상의 신호탄으로 해석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정부·한전·국회 등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3가지 중 전기차 충전이나 전통시장 등 일부 할인은 혜택 적용 방식의 변형을 포함해 사실상 일몰을 유예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총선을 4개월 앞두고 민심을 살필 수밖에 없는 정부가 한전을 만류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전은 지난달 이사회 때 할인제도를 포함해 전기요금 개편안을 올려 논의하겠다고 했지만, 안건에서 아예 빠지기도 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1조 원대의 순손실이 예상되는 등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한전은 그간 요금 인상과 함께 특례할인 종료의 필요성을 주장해 왔다. 전통시장 할인의 경우 일몰 시 영세시장 상인의 반발이 불가피하고, 전기차 충전 할인 역시 정부의 친환경차 보급정책과 상충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주택용 절전 할인도 가구당 혜택의 규모는 작지만 적용 대상이 많아 부담이다.
한전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용 절전은 181만7000가구가 288억 원, 전기차 충전은 3만3000가구가 188억 원, 전통시장은 2만4000가구가 26억 원을 지원받았다. 가구당 절전 할인으로 약 1만5000원, 전기차 충전 할인으로 약 56만9000원, 전통시장 할인으로 10만8000원가량의 전기요금을 아꼈다. 할인이 폐지될 경우 그만큼 소비자가 내야 할 요금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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