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 보유 고수 쪽으로 결정을 내렸을 가능성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외형상 ‘현상 유지’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쉬지 않고 핵·미사일 개발을 해온 북한이 앞으로는 공개적으로 핵무력 강화에 나설 것이란 점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참모들만 빼고, 수많은 국내외 전문가가 예측하고 우려했던 일이다. 북한이 연말에 노동당 전원회의를 이례적으로 연 점이나, 의제가 “국가의 전략적 지위 강화”라는 점만 봐도 그렇다. 전략적 지위는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보유 과시 때 사용한 표현이라는 점에서 이번 회의에서 핵·ICBM 관련 중대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는 암시다.

김정은은 지난해 4월 전원회의를 통해 핵·경제 병진 노선 승리와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바 있다. 한·미 양국은 이를 비핵화 협상 의지로 해석해 판문점 회담과 싱가포르 회담을 진행했다. 그러나 협상엔 소극적으로 임하며 제재 완화만 요구했다. 올해 신년사에서는 새로운 길을 예고하면서 연말 시한까지 설정했다. 김정은은 29일 전원회의 보고에서 “자주권과 안전 보장을 위한 적극적·공세적 조치”를 강조했다. 핵·ICBM 강화 선언의 복선으로 보인다.

그런 만큼 문 대통령도 평화 환상을 버리고, 북핵 폐기에 집중해야 한다. 평화 경제도 비핵화가 이뤄져야 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중·러와 대북 제재 완화 공조에 나서는 것은 북핵 보유를 거드는 일이다. 문 대통령은 대북 인식 오류와 정책 오판을 인정하고 북한의 ‘새로운 길’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나서야 한다. 우선 한·미 연합 훈련 재개를 통해 대북 억지력을 강화하고 국제사회와 대북 제재·압박 공조를 강화해 북한의 실질적 핵 전면 폐기를 관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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