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됐던 실사 일정도 연기
“재무쪽 문제 돌출”관측나와


제주항공이 31일로 예정됐던 이스타항공 인수 관련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내년 1월로 연기하기로 했다. 제주항공은 실사가 1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라 주식매매계약 체결을 실사 이후로 미뤘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이 올해 상반기부터 수백억 원의 적자를 내는 등 경영난을 겪어온 점을 고려할 때 재무 상황에 문제가 드러난 데 따른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제주항공은 30일 “내년 1월 중 (이스타항공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며 “일정은 실사 및 진행 과정에서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내년 1월 9일까지 마치기로 했던 실사도 ‘1월 중’으로 연기했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 18일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가 보유한 이스타항공 지분 51.17%(497만1000주)를 약 695억 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당시 제주항공은 26일부터 내년 1월 9일까지 실사를 진행하되, 주식매매계약은 이달 31일 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사를 채 마치기도 전에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기로 한 데 대해 업계에선 제주항공이 인수 후 ‘공동 경영 체제(제주항공 1대 주주, 이스타홀딩스 2대 주주)’를 택한 데다가, MOU를 맺기 전 구체적인 계약 내용에 이미 합의했기 때문일 것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제주항공이 SPA 체결이 임박한 시점에 돌연 날짜를 바꾸자 이스타항공의 부채 비율과 재무 상황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나타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인수 과정에 별다른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계약 내용에서 세부 조율이 필요해 조금 늦춰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별개로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로 양사가 ‘규모의 경제’를 이루게 됐다는 긍정 평가도 나오지만, 피인수기업인 이스타항공의 구조조정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곽선미 기자 gs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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