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관리 요령’알고 마시자
위·식도 사이 괄약근 기능 저하
위속 내용물과 위액 역류 반복
과음·야식·기름진 음식 금물
술 마신 다음날 설사·복통땐
과민성 대장증후군 가능성
불규칙한 식습관·음주 원인
알코올 적정량 넘으면 간 손상
음주전 간단한 식사 꼭 필요
물 자주 마시고 말 많이해야
매해 12월과 1월은 추위로 옷차림이 두꺼워지는 달이지만, 직장인들에게는 벨트 구멍이 한 칸 늘어나는 달이기도 하다. 연말연시가 되면서 보내지 않아도 가는 해를 보내겠다며 하루가 멀다 하고 송년회 명목으로 술자리가 잡히는 탓이다. 새해에는 미처 챙기지 못한 친구, 직장 동료와의 신년회로 술자리는 1월까지 이어지기 마련이다. 대체로 ‘살이 좀 찌겠다’며 넘어가는 경우가 많겠지만 자칫 건강에 부담을 주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특히 술자리 이후 가슴이 답답해지고 신물이 올라온다면 역류성 식도염일 가능성이 높다. 역류성 식도염은 위와 식도 사이 괄약근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위 속 내용물과 위액의 역류가 반복되는 위장질환이다. 술이나 담배, 카페인은 위와 식도 사이 괄약근의 압력을 낮추고 위산의 분비를 촉진해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한다. 과식이나 야식, 식사 후 바로 눕는 습관 등이 대표적인 원인이다.
김지혜 강남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역류성 식도염은 12월에 환자가 급증한다”며 “잦은 술자리, 야식, 기름진 음식 섭취 등이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1년 환자 중 12월 환자가 10% 정도를 차지해 연간 가장 많은 환자 수를 기록했다. 특히 사회생활이 가장 활발한 40대에서 12월 환자가 13%를 차지했는데, 이는 2번째로 많은 11월과 비교해서도 약 3∼4만 명 이상 많은 수치다.
술을 마신 다음 날 지속적인 설사나 복통을 경험한다면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특별한 질환 없이 복통이나 설사, 변비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배변 장애 외에도 두통, 불안, 피로감 등을 동시에 느끼는 경우도 많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원인은 불규칙한 식습관과 음주, 스트레스 등이다. 특히 연말에는 잦은 술자리로 알코올과 당류, 기름진 안주 등 장을 자극하는 음식을 자주 섭취하게 돼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위험을 높인다. 김 교수는 “변비약을 장기간 섭취하거나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장을 자극해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이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적정량 이상의 알코올 섭취는 간 손상을 일으킬 위험도 있다. 간을 위한 음주 습관으로는 먼저 음주 전 간단하게라도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술자리에 앉아 바로 술을 들이켜면 위장관 내에서 알코올의 흡수율이 높아져 빨리 취하게 되므로 삼가야 한다. 안주는 저지방 고단백 안주를 곁들이는 것이 좋은데, 이러한 음식이 술의 흡수를 늦추고 뇌와 신경세포에 도달하는 알코올의 양을 줄이기 때문이다. 또한 술자리에서 물을 자주 마시고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면, 술 먹는 간격을 늘리고 알코올을 희석시켜 흡수를 늦출 수 있다.
체중이 60㎏인 성인 남성의 경우 하루에 대사할 수 있는 알코올양은 80g 이내라고 알려져 있다. 이를 술 종류에 따라 환산해 보면 소주는 한 병, 맥주는 2000㏄, 포도주는 750㎖ 기준으로 한 병, 양주는 약 200㎖ 정도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자신의 몸무게에 맞춰 음주량을 결정해야 간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 음주 후에는 간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도록 휴식을 취하고 일주일에 2회 이상 마시지 않는 것이 조금이라도 피로와 숙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간 손상이 이어지면 알코올성 지방간, 알코올성 간염 등이 발생하고 나아가 간경변증이 나타날 수 있다. 임형준 고려대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만성 간질환자의 경우 철저한 금주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경우 음주 시 좋은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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