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모로코·모리타니 등서
결핵치료·모성보건·영양공급
“장남 기꺼이 봉사로 인도해준
한국에 홀로 계신 아버님 감사”
“이태석 신부님과 같은 해에 태어난 같은 의료인으로 그분이 생명을 쏟았던 아프리카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일을 한다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의 삶의 방식까지 배우며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단법인 ‘부산사람이태석기념사업회’가 제9회 이태석 봉사상 수상자로 선정한 박세업(57) 국제의료봉사단체 ‘글로벌케어’ 북아프리카 본부장의 소감이다. 박 본부장은 “장남이 기꺼이 봉사의 삶을 살도록 허락하시고 한국에 홀로 계신 아버님, 같은 길을 걸으며 내조해준 아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잘 자라준 두 아들과 지원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부산대 의대를 졸업한 박 본부장은 40세에 봉사의 삶을 살기로 결심한 후 아프가니스탄, 모로코, 모리타니 등에서 15년 동안 의료현장을 누비며 외과 의사와 의료행정가 등 국제보건 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박 본부장은 1998년 베트남 구개열 환자치료를 시작으로 몽골과 아제르바이잔 등에서도 해외 의료봉사를 해 왔다. 그의 아내 역시 현지 의료행정요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개발도상국 사람들이 고통받는 결핵, 영양 부족, 모성보건 등에 관심을 두고 더 많은 사람에게 의료 혜택을 주고 싶어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다시 공부하기도 했다. 모로코와 모리타니에서 한국국제협력단(KOICA) 민관협력사업으로 ‘스마트 약상자’를 이용해 복약률을 높여 결핵을 치료하는 보건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는 “가정에 약 상자를 설치해 모뎀으로 전송된 환자 정보에 따라 전화를 해서 적절하게 복용하게 하는 시스템으로 6개월가량 치료해 환자와의 관계가 두터워졌다”며 “진정한 돌봄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에티오피아에서는 어린이들을 위한 영양 공급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
박 본부장은 “많은 사업을 하면서 이 신부님이 했던 일들과 정신을 이어가는 동역자가 된다는 느낌”이라며 “의료인으로서 오랫동안 현장에 남고 싶다”고 말했다.
이태석 봉사상은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 마을에서 헌신적인 봉사활동을 펼치다 숨진 부산 출신 이태석 신부를 기억하고 그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제정됐다. 이 신부 선종 10주기를 기념하는 자리이기도 한 제9회 시상식은 오는 1월 9일 부산시청에서 열린다. 이장호 이태석기념사업회 이사장은 “박 본부장은 오랜 기간 많은 인원을 위해 의술로 헌신하고, 의료행정에도 기여해 왔다”며 선정이유를 밝혔다.
부산=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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