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양말에 숨긴 유리병 발견

미국 하버드대의 한 메디컬센터 연구소에서 근무하던 중국인 연구원이 훔친 암세포 샘플을 수하물 속 양말에 감춰 출국하려다 미 당국에 체포됐다. 미 당국은 중국인 방문학자나 연구원에 의해 미국 내 지적 재산이 국외로 반출될 가능성이 있는 수백 건의 사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 하버드대 베스 이스라엘 디코니스 메디컬센터(BIDMC)의 연구소에서 근무하던 중국인 정자오셩(29)은 지난해 12월 10일 보스턴 공항에서 중국 베이징(北京)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에 의해 체포됐다. FBI의 조사 결과 그의 수하물에서 비닐로 감싼 유리병 21개가 발견됐다. 병에는 BIDMC에서 2018년 4월부터 근무하던 그가 훔친 암세포 샘플들이 들어있었다. 정자오셩은 연구소에서 8개의 암세포 샘플을 훔쳤으며 이후 동료의 연구논문 등을 참고해 10개 이상의 샘플을 증식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샘플을 중국 병원으로 가져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연구성과로 발표하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정자오셩의 행위는 최고 징역 10년형에 처할 수 있는 중범죄에 해당한다. 법원 재판부는 특히 지난해 12월 30일 열린 심리에서 정자오셩의 행동에 중국 정부가 연루됐을 수 있다는 검찰의 주장에 따라 그에 대한 보석을 불허하기로 결정했다. 검찰은 해당 연구소에서 이미 다른 중국인 연구원 2명이 생물학 물질을 훔쳐 국외로 반출한 적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중국 정부와의 연계 가능성이 의심되는 중국인의 기술 및 연구 물질 유출 사건이 잇따르면서 미국 내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중국인 연구원들이 중국 정부를 대신해 행동하는 “비전통적 정보 수집자”라면서 “미국을 이용해 위로 올라가기 위한 경제적 사다리를 훔치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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