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해빗 / 웬디 우드 지음, 김윤재 옮김 / 다산북스
- 나에게 유리한 조건쪽에 서라
금연 결심땐 흡연 친구 피해야
- 방해하는 마찰력을 줄여라
헬스클럽은 더 가까운 곳으로
- ‘행동 → 보상’ 긴밀히 연결하라
체중 감량땐 스스로 상금주기

이 책의 저자 웬디 우드는 사람들이 목표 달성에 최선을 다하려는 의지를 너무 굳세게 다지는 탓이라고 말한다. 인간의 자제력, 의지력에 의존하면 좋은 습관을 만들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자제력, 의지력은 갓 내린 커피보다 빨리 식는다. 그 온도를 내리는 환경이 우리 주변에 넘치는 탓이다. 스마트폰을 줄이겠다고 다짐하는 사람에게 융단 폭격 세례로 퍼붓는 게임 회사 광고 등이 극명한 사례다. 그렇기 때문에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좋은 습관을 들이려면 주변의 환경 조건을 의도적으로 바꾸는 방법을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습관(Habit)을 책 제목으로 내세운 저자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교수로, 현존하는 심리학자 중 인간 행동을 가장 많이 관찰하고 탐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삶에서 나타나는 행동의 43%가 습관을 따른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해 세계 학계에서 화제를 일으킨 바 있다. 그런데 막상 그는 뭔가 미진한 것을 느꼈다고 한다. 자신의 연구 결과에 따라 사람들이 습관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지만, 막상 좋은 습관이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해 규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뇌과학 등에 대한 연구를 통해 좋은 습관이 되는 행동을 지속시키는 힘이 무엇인지를 살폈다. 그 결과 ‘습관 설계 법칙’을 만들 수 있었다. 그 첫째는 자신의 습관에 유리한 조건 쪽에 서라는 것이다. 금연을 결심했으면 흡연자를 멀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좋다. 둘째는 습관을 방해하는 마찰력을 줄이는 것이다. 예컨대, 헬스클럽에 자주 가지 않은 것은 거리가 먼 탓일 수 있으니 더 가까운 곳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 셋째는 행동을 자동으로 유발하는 자신만의 신호를 찾아내는 것이다. 러닝머신을 탈 때마다 재미있는 드라마를 보는 것이 그 보기다. 넷째는 행동 그 자체가 보상이 되도록 설계하라는 것이다. 체중 감량에 성공하면 스스로에게 상금을 주는 보상을 즉각 시행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습관이라는 마법이 시작될 때까지 이 모든 것을 반복하라는 것.
저자가 인용한 토머스 에디슨의 말은 이 책의 의도를 명쾌하게 전달한다. “나는 살면서 단 하루도 일한 적이 없다. 모두 재미있는 놀이였을 뿐이다.”
우리가 좋은 습관을 들이기 위해 엄청나게 애쓰려는 순간 그 중압감에 의지력이 식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한국어판에서 국내 독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면의 충동과 세상의 욕망에 제대로 저항하지 못하는 것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더 쉽게 만들어라. 움켜쥔 삶을 내려놓는 순간 습관의 마법이 시작될 것이다.”
습관의 마법은 좀 더 많은 목표를 좀 더 쉽게 이룰 수 있게 한다. 또한 삶을 단순하고 고요하게 꾸려갈 수 있게 이끈다. 후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그는 습관의 마법을 설파하는 인물답게 다방면에서 활동하면서도 여유로운 태도를 지키고 있다고 한다. 그의 한국인 제자인 이채호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웬디 우드는 학계 안팎에서 수많은 일을 하면서도 새벽 달리기와 요가로 꾸준히 건강을 관리한다”며 “(여성 학자로서) 언제나 우아하고 기품이 넘친다”고 소개했다. 388쪽, 1만7000원.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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