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 = 송재우 기자
일러스트 = 송재우 기자
■ 시 당선작 - 차유오

물속에 잠겨 있을 때는 숨만 생각한다

커다란 바위가 된 것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손바닥으로 물이 들어온다



나는 서서히 빠져나가는 물의 모양을

떠올리고

볼 수 없는 사람의 손바닥을 잡게 된다



물결은 아이의 울음처럼 퍼져나간다

내가 가지 못한 곳까지 흘러가면서



하얀 파동은 나를 어디론가 데려가려 하고



나는 떠오르는 기포가 되어

물 위로 올라간다



숨을 버리고 나면

가빠지는 호흡이 생겨난다



무거워진 공기는 온몸에 달라붙다가

흩어져버린다



물속은 울어도 들키지 않는 곳

슬프다는 말을 하지 않아도 모든 걸 지워준다



계속해서 투명해지는 기억들



이곳에는 내가 잠길 수 있을 만큼의 물이 있다



버린 숨이 입안으로 들어오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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