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韓·美 전문가 분석 전망

화염·분노로 회귀 안되지만
對北 압박 수위는 더 높여야
김정은,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신년 메시지를 통해 ‘새로운 전략무기’ 공개와 ‘대북제재 정면돌파’를 시사하면서 2020년 한반도 정세가 급냉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가 없다는 점이 재확인되면서 미국에서 대북제재 강화 목소리가 높아지고,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면 오는 3월 한·미 연합군사연습을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실제 도발을 어떤 수위에서 감행할지, 이후 한·미가 연합훈련 재개로 대응할지 여부가 올해 초 한반도 정세를 좌우할 1차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는 2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위원장의 신년 메시지와 관련해 “북한은 비핵화 협상을 하지 않을 것이며, 적어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전까지는 자력갱생으로 버티겠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이메일 인터뷰에서 “북한이 협상을 위한 문을 조금 열어뒀지만 점진적이든, 즉각적이든 외교적 영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미사일 시험 모라토리엄(유예) 파기에 준하는 전략적 도발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홍균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기술적인 준비가 갖춰지는 대로 1월 8일(김정은 생일)이든, 2월 16일이든(김정일 생일) 명분을 만들어 전략 도발을 감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시간 끌기’를 하면서 도발 수위를 조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진 리 우드로윌슨센터 한국역사·공공정책 센터장은 “김 위원장이 2020년에도 미국에 직접 맞서기보다 미국을 압박할 길을 찾을 것”,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올해도 핵·미사일 완성을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 협상을 하는 시늉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일단 대북제재를 강화하되, 북한 도발 시에는 한·미 연합훈련을 재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북한에 대한 압력 수위를 높여야 한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 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도 “북한에 대화를 계속해 제의하더라도 제재를 포기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위터에 “미국은 한국에서 축소된 모든 군사 훈련을 완전히 재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경우 오는 3월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 재개가 미·북 비핵화 협상의 1차 관문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연합훈련 재개 여부를 놓고 한·미 공조도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는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연합훈련을 실시하고 이에 반발해 또다시 도발을 감행하는 악순환이 다시 시작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새해 첫 공개활동으로 노동당 간부들과 함께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참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김영주 기자, 워싱턴=김석 특파원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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