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의 해가 밝았지만, 보수 정치세력의 전망은 여전히 캄캄하다. 최근 예산안, 선거법 및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 등 중요한 현안 처리에서 말만 요란했을 뿐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 자유한국당이 새해 벽두에도 한심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황교안 대표가 1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했다는 말은 어이없다. 황 대표는 “통합이 정의, 분열은 불의”라면서도 ‘새로운보수당’을 창당 중인 유승민 의원을 “유 아무개”라고 지칭했다. 유 의원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천차만별이고, 황 대표는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지 모르지만, 정치 지도자라면 그런 식으로 말해선 안 된다. 통합 의지와 품격에 대한 자해(自害)다.

황 대표는 또 자신의 출마 문제에 대해 “국민과 당이 뭘 요구하느냐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면서 “비례한국당을 끌어달라는 얘기도 있다”고 했다. 출마 여부와 출마 지역 등에 대해서도 모호한 입장을 보였다. 원론적으로 틀린 것은 아니지만, 백척간두의 보수 정치를 책임진 지도자로서의 리더십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더 심각한 것은 공천관리위원장 임명과 관련, “이달 중 발표하겠다”면서 ‘그 목사(전광훈)’와 ‘내 친구 K(고성국)’를 거명했다. 황 대표 발언을 종합하면, 자신과 한국당 중심으로 총선을 치르고, 보수 통합은 한국당으로의 선별 흡수·영입을 의미하는 것으로 읽힌다.

이래서는 가망이 없다. 이미 선거법 개정과 영입 작업 등으로 앞서가는 더불어민주당은 “사회적 패권 교체”, 정의당은 “금배지 축복”을 거론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그리 무리한 주장도 아니다. 한국당은 당장 비상대책위원회를 최대한 잘 꾸려 공천 등 전권을 위임해야 한다. 2일 불출마 선언을 한 여상규 의원이 “황 대표는 물론 우리 당 의원 모두가 보수 통합을 위해 스스로를 내려놓았으면 한다”고 고언했다. 민주당이 4년 전 이즈음에 ‘김종인 비대위(非對委)’를 구성해 필패 전망을 딛고 제1당이 된 선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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