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 수출이 5424억 달러에 그쳐 전년도에 비해 10.3% 감소했다는 1일 산업통상자원부 발표는 충격적이다. 10년 전인 2009년에도 두자릿 수 감소(-13.9%)했지만, 당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세계를 덮쳤을 때였다. 지난해 수출 급감은 반도체 가격 폭락과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대중(對中) 수출 감소라는 외부 요인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주요 수출국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낙폭이 큰 것을 감안하면, 외부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책임 회피다.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나라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현실을 고려하면, 그만큼 더 치열하게 수출 노력을 강화했어야 했다는 측면까지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수출을 살리려면 외부 요인이 좋아지기만 바라보는 천수답식 대응에서 벗어나 수출 경쟁력을 갉아먹는 내부 요인에 눈을 돌려야 한다. 우선,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는 배경에는 높은 생산원가와 낮은 생산성이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무소불위 민주노총이 제1 노조라는 완장까지 찬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의 노조 편향 정책이 계속된다면 기업 현장에서 가격경쟁력 향상은 기대하기 힘들다. 주52시간제와 최저임금제를 고수한 채 수출 회복을 바랄 순 없다. 서비스나 바이오 헬스 등 신산업 발굴이 절실하지만, 이중삼중으로 옭아매면서 혁신의 싹을 자르는 규제 일변도 정책도 걸림돌이다. UAE 바라카 원전 수출은 중형 승용차 100만 대, 30만t급 초대형 유조선 180척 수출에 맞먹는 거대 인프라 수출인데, 탈원전 정책으로 한국형 원전 수출을 스스로 가로막고 있다.

그동안 한국 경제의 위기는 수출에서 가장 먼저 시작됐고, 경제 회복 역시 선봉엔 수출이 있었다. 삼성과 하이닉스만 쳐다보는 수출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책 리스크를 걷어내는 일이 시급하다. 실패한 정책의 전면적인 전환 없이 또다시 수출 감소를 ‘남 탓’으로만 돌리려 한다면, 올해엔 수출 감소가 경제 전반에 더 큰 참사(慘事)를 부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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