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7일 국회를 통과한 공직선거법의 후폭풍이 가시화하고 있다. 개정 선거법이 선거연령을 18세로 낮춤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이 4월 총선을 앞두고 ‘모든 고교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선거법 교육을 할 것이라고 한다. 정치 편향 교육이 자행되는 교육 현장을 생각하면 이만저만한 걱정거리가 아니다. 교육부와 교육감들은 고3 교실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해야 하며, 학부모와 시민단체는 감시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선거 연령 하향 개정으로 유권자가 50여만 명이나 늘어나는데, 그중 10%가량이 고3 학생이라고 한다. 특히, 이번 4월 총선의 경우 2002년 4월 16일 전 출생인지 여부에 따라 투표권 유무가 갈리게 됨으로써 대입 시험을 준비하는 고3 교실의 혼란은 피할 수 없게 됐다.
그동안 선거연령 개정 법안은 집권 세력에 유리한 선거 구도를 짜기 위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다. 젊은이에게 인기가 있으니 선거연령을 낮출수록 집권 세력에 유리할 테니까. 따지고 보면, 선거법 개정 문제는 어느 나라에서나 본질적으로 선거 진영의 포퓰리즘을 벗어날 수 없기도 하다. 좀 얌전하게 하느냐 마구잡이로 하느냐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어찌 보면 선거법 개정은 집권 프리미엄일 수 있다. 이를 인정하더라도,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특별히 더 생각해볼 문제가 있다. 교육 현장의 정치 편향을 어떻게 극복하느냐 하는 문제다. 교육 현장의 정치 편향을 극복하지 않으면 선거 연령대에 들어선 고3의 교실이 정치투쟁장이 되고 말 것이다. 지난해 10월 22일에 드러난 서울 인헌고 문제를 보자. 학교 교사들의 정치 편향적인 발언과 강요에 지친 학생들이 용기를 내어 기자회견을 열었다. 교사들이 “문재인 대통령을 왜 싫어해, 선생님한테 혼난다.” “너 일베니?”라고 모욕적인 언사를 예사로 해왔다는 것이다. 인헌고 학생들은 도리어 학교폭력자치위원회로부터 처벌받았다. 지금 서울교육청 앞에서 천막을 치고 처벌 철회를 요구하는 농성을 하고 있다.
고등학생은 지성이 성숙해 가는 나이이다. 지적 판단력뿐만 아니라 실천적 판단력까지 완숙되는 단계다. 그럴수록 균형 잡힌 교육이 절실하다. 그런데도 일방적인 정치 의식화를 하려 했으니, ‘우리가 사상 노예냐’ 하는 격렬한 반발이 일어난 것이다. 정치 편향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에 배포된 2020학년도 중등 검정제 국사 교과서의 전시본을 보면 더욱 심각하다. 전시본은 종전보다 현대사의 비중을 3배나 높이고 촛불시위와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까지 실어 놓았다. 현직 대통령의 사진을 버젓이 실었으니 국정 홍보물로 전락한 셈이다. 공식적으로 전면 배포되면 교과서에 의한 ‘체계적인 정치 편향 교육’이 시작될 것이다.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면서 직전 정권의 국정 국사 교과서를 집권하자마자 폐지하더니, 이제는 오히려 정치 편향 교육을 노골화하고 있다. 교육부는 정치 편향을 주도하고, 전국 17개 교육청 가운데 14개 교육청은 좌파 교육감이 장악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선거연령을 낮춘 개정 공직선거법은 교육 현장을 정치 선전장으로 만들 게 분명하다. 벌써 ‘전교조가 총선을 겨냥해 서울시 내 학교의 선거 교육을 장악하려고 시도한다’는 말이 시중에 떠돌고 있다. 교육 광기의 시대를 열었다는 비난을 받지 않으려면 교육부와 교육감 그리고 전교조 교사들의 각별한 각성이 필요하다. 그러지 않으면 감당할 수 없는 교육 저항에 부닥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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