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곳에서 계속 국회 주재”
정족수 채우지 않은채 표결
마두로측 파라 새의장 선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여소야대 국회를 장악하기 위해 야권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의 연임 방해 공작을 펼쳤다. 야당이 의회 쿠데타라고 비난하는 가운데 지난해 4월 군사봉기 시도 이후 잠잠해졌던 양 진영 간 갈등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5일 AP통신, CNN 등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국회의장 선출일인 이날 진압 장비를 갖춘 경찰은 출입자들의 신분증을 확인해 야당 의원의 국회 진입을 막았다. 이에 과이도 의장은 담장을 넘어 국회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으나 방패를 들고 곤봉을 휘두르는 국가방위대 대원들로부터 저지당했다. 과이도 의장은 경찰에게 “베네수엘라 국민을 굶주리게 한 독재 정권의 공범”이라고 비난하며 몸싸움을 벌였다. 격렬한 몸싸움으로 옷이 찢긴 과이도 의장은 “우리 헌법에 가해진 또 한 번의 타격”이라며 “다른 곳에서 계속 국회를 주재하겠다”고 밝혔다. 야당 의원들과 취재진도 출입을 거부당하면서 의회 바깥에선 혼란이 가중됐다. 베네수엘라 의회는 야당 다수로 구성돼 당초 과이도 의장의 연임은 무난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국회에 들어가지 못해 표결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야당 의원들이 참석하지 못한 가운데 마두로 측 인사인 루이스 파라 의원이 새 의장이 됐다.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표결이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파라 의원은 의장 취임을 강행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국회가 새 의장을 뽑았다”고 발표했다. 과이도 의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일은 우리가 독재 정권 아래 살고 있다는 또 다른 증거”라며 “그래도 우리는 유일한 합법적인 국회를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이도 의장과 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베네수엘라에 유일하게 남은 야권 성향 일간지 엘나시오날 본사에 모여 국회를 열었다. 미국은 마두로 정권을 비난하고 나섰다. 마이크 코잭 미 국무부 차관보는 “과이도의 국회 진입을 불법적으로 가로막은 마두로 정권의 필사적인 행동은 정족수를 채우지 못한 이날의 ‘표결’을 웃음거리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베네수엘라 헌법에 따라 과이도는 여전히 베네수엘라의 임시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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