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소정)입니다. 친구와 가볍게 밥을 먹는 자리에서 예비신랑을 처음 만났어요. 소개팅 자리는 아니었고요. 예비 신랑은 제 친구의 친구로 동석했어요. 예비신랑은 제 테이블에 수저와 젓가락을 챙겨주고 식당 직원들에게도 공손하게 대하더라고요. 그 모습에 호감이 들었어요.
다행히 저만 반한 게 아니었어요. 예비신랑도 제가 마음에 들어 식사 자리 후 저에게 연락처를 물어봤어요. 가벼운 식사 자리는 예기치 않게 소개팅 자리로 바뀌었죠. 또 별생각 없이 예비신랑을 데리고 나온 제 친구는 뜻밖의 소개팅 ‘주선자’가 된 거죠.
그날 이후 신랑은 더 과감(?)하게 마음을 표현했어요. 단 5분이라도 제 얼굴을 보겠다며 늦은 저녁 퇴근한 후에도 저희 집 앞까지 찾아왔어요. 이미 첫 만남에 반했는데 그런 적극적인 모습까지 보이는 예비신랑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죠. 첫 만남 이후 한 달 만에 저희는 연애를 시작했어요.
그러다 결혼을 결심한 건 아주 사소해요. 연애 기간 중 예비신랑과 함께 제 외할머니를 모시고 점심을 먹은 적이 있어요. 식사 후 예비신랑은 외할머니와 집 뒤뜰에서 애호박을 따며 대화를 나눴어요. 저는 창밖에서 그 모습을 지켜봤어요. 창밖 풍경은 외할머니와 예비신랑을 방해하면 안 될 것 같은 마음이 들 만큼 평온했어요. 문득 ‘저 남자와 결혼하면 행복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애호박 따는 소소한 모습에 결혼을 결심한 것처럼 예비신랑을 만나면서 평범했던 일상이 ‘이벤트’가 됐어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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