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공습’ 거부하다 돌변
작년 공습철회 비판도 영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갈등 과정에서 가장 강경한 옵션(선택)인 ‘이란 군부 실세 암살’을 전격 결정하면서 북한에도 유사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6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연말 휴가차 머물던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참모진과 대선 전략에 대해 논의하던 중에 갑자기 회의장을 빠져나간 뒤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에 대한 암살을 승인했다. 지난해 12월 말까지만 해도 ‘솔레이마니 제거’ 옵션을 거부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마음을 바꾼 것으로, “국방부 고위 당국자들도 (대통령의 결정에) 깜짝 놀랐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결정에는 즉흥적인 개인 성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월 이란 혁명수비대의 미군 정찰 드론 격추 당시 보복 공격을 승인했다가 철회한 뒤 ‘종이호랑이’라는 비판을 받은 점도 감안한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도 강경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분간 미·북 비핵화 협상이 현 경색 국면을 유지하겠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미사일 시험을 재개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옵션을 실제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것. 2017년 ‘화염과 분노’를 언급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에서도 ‘종이호랑이’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려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이란 사태로 트럼프 대통령이 충동적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점이 증명된 만큼, 북핵 협상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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