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알모도바르와 경합
칸 이어 이번도 봉감독 영예
봉 “자막 1인치도 안되는 장벽
그걸 넘으면 많은 영화 즐겨”
“우리는 하나의 언어를 사용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바로 영화입니다.”
한국영화 최초로 골든글로브상을 수상한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은 이같이 수상 소감을 밝혔다. 봉 감독은 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 한국영화가 1943년 출범한 골든글로브에서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국어영화상 부문에는 ‘기생충’과 함께 ‘페어웰’ ‘레 미제라블’ ‘페인 앤 글로리’ ‘포트레이트 오브 어 레이디 온 파이어’ 등 5편이 후보로 올랐다. 봉 감독과 스페인 출신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이어 다시 경합을 벌였지만 이번에도 봉 감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봉 감독은 “놀랍다. 믿을 수가 없다”고 영어로 말한 뒤 이후 통역을 통해 “자막의 1인치도 안 되는 장벽을 뛰어넘으면 훨씬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오늘 함께 후보에 오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을 비롯해 세계적 영화감독들과 후보에 오른 그 자체가 영광”이라고 말했다.
‘기생충’은 이번 시상식에 외국어영화상 부문 외에도 감독상, 각본상 후보에 올랐지만 감독상은 ‘1917’의 샘 멘데스 감독이, 각본상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수상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봉 감독과 배우 송강호·조여정·이정은, 제작자인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 공동각본가인 한진원 작가 등이 참석했다.
골든글로브상은 아카데미상의 전초전으로 불린다. ‘기생충’은 아카데미상 국제장편영화 부문과 주제가 부문 예비 후보로 올라 있다. 또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이번 골든글로브상 수상으로 13일 발표되는 아카데미상 최종 후보에 여러 부문에 걸쳐 노미네이트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으며 본상 수상 가능성도 높아졌다. 아카데미상 시상식은 2월 9일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개최된다.
봉 감독은 여러 시상식과 인터뷰 등을 통해 할리우드 최고 ‘인기남’으로 떠올랐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골든글로브 파티:모두가 ‘기생충’을 만든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할리우드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에서 봉 감독의 인기가 뜨겁다고 보도했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앞두고 3일 로스앤젤레스 선셋타워호텔에서 열린 ‘기생충’ 파티에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를 비롯해 ‘결혼 이야기’의 노아 바움백 감독, ‘밤쉘’의 제이 로치 감독, 배우 로라 던 등 할리우드 영화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디캐프리오는 봉 감독과 악수를 나누며 ‘기생충’에 대해 “놀라운 영화”라고 말했다.
NYT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앞두고 열린 수많은 파티 중 ‘기생충’ 파티 티켓이 가장 인기였다고 전했다. 봉 감독은 4일 열린 인디펜던트 스프릿 어워즈 브런치 행사에서도 큰 인기를 모았다. NYT는 “봉 감독은 걸음을 옮기기 힘들 정도로 사람들에게 둘러싸였다”며 “사람들은 그에게 행운을 빌었고 사진을 찍자고 청했다”고 썼다. 봉 감독은 NYT에 “영화 제작자들과 아티스트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지만 이런 파티는 굉장히 낯설다”며 “한국에서는 이런 행사 때 다들 앉아 있는데, 여기서는 다들 서 있다. “이따금 내 다리가 아프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구철·김인구 기자 kckim@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