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목숨 건 총선戰 시작
합법 절차 따른 독재화 과정
‘특별한 행동’만이 경쟁 승리
공천쇄신·통합이 승리의 공식
黃대표 기득권 유지에만 급급
보수 大통합 없이는 총선 必敗
어제 뜬 해와 오늘 뜬 해가 다를 리 없지만, 그래도 1월 1일 새벽엔 많은 사람이 간절한 바람을 안고 강추위 속에서 해돋이를 기다린다. 필자도 근처 산에 올랐다. 날씨가 흐려 해는 보지 못하고 구청 주최의 해돋이 행사를 지켜봤다. 구청장, 지역구 의원, 각 당 당협위원장, 시의원, 구의원 등 수십 명이 앞다퉈 인사말 하는 데에 대부분 시간을 할애했다. 조용한 성찰과 기도의 자리가 아니라 ‘총선 전쟁’의 난장(亂場)이었다.
전날 여당과 군소 정당들의 야합(野合)인 ‘4 + 1 협의체’가 보인 반(反)의회민주주의 행태를 보면서 새해맞이를 축하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국가 형사 체계의 큰 변화를 몰고 올 위헌적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입법을 강행 처리하고, 앞서 공직선거법마저 통과시킨 것을 보면, 1987년 민주화 이후 어렵게 정착된 민주주의가 해체되는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주화 세력의 전통을 승계했다는 이들이 의회민주주의의 원칙을 형해화시키는 과정을 보면, 총칼이 아닌 합법적인 절차에 의한 독재(獨裁)가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이런 여당의 독선과 독주는 이를 견제할 마땅한 야당이 없기에 가능하다. 제대로 된 야당이 있었다면 엄두도 못 냈을 일이다.
인류학자들은 현생 인류의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은 몇 가지 이유 중 하나로 호모 사피엔스가 한 ‘특별한 행동’을 꼽는다. 네안데르탈인은 호모 사피엔스보다 빨리 달리고 힘이 세기 때문에 만물의 영장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호모 사피엔스는 지하 동굴로 내려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물론 네안데르탈인은 동굴로 내려가지도 않았고 그림도 그리지 않았다. 이 그림을 통해 자신들의 역사와 지혜를 나누었다. 호모 사피엔스는 집단의 힘을 믿었고, 서로 사냥 기술을 공유하고 사냥에서 협동하는 법을 알았다.
정치의 영역도 마찬가지다. 지난 제18, 19대 총선에서 지금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은 당내 분란에도 불구하고 과반 의석을 획득했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직후 치러진 2008년 18대 총선에서 친박계 공천 학살이라는 내분이 있었지만, 한나라당은 153석을 얻어 대승을 거두었다. 친박연대 등 보수 군소 정당들과 합치면 200석에 가까웠다. 당시 한나라당은 안강민 전 서울중앙지검장을 공천위원장으로 영입, 친이계 핵심 박희태 전 의원을 필두로 중진들에 대한 과감한 인적청산을 이뤄냈다. 박 전 의원은 검찰 후배인 안 전 위원장 집까지 찾아가 읍소했지만 소용없었다. 18대 한나라당 초선이 53.6%, 19대엔 51.3%인 것을 보면 상당한 인적청산을 했다는 것을 입증한다. 반면 20대 총선에서는 초선 비중이 36.9%에 그쳤다. 역대 보수정당의 ‘특별한 행동’은 공천 기득권을 포기하고, 인적 스펙트럼을 중도 영역까지 과감히 확장해 중도층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었다.
그러나 20대 총선 땐 더불어민주당이 이 비책을 그대로 베껴갔다. 당시 안철수 전 대표의 탈당으로 위기에 처한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재인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진영에 있었던 김종인 전 의원을 영입, 공천권을 넘겼다. 당시 김 전 대표의 칼날에 이해찬, 노영민, 강기정, 정청래 등 지금 여권의 핵심들이 날아갔지만, 결과적으로 제1당이 됐다.
황교안 대표는 지난 4일 광화문 장외집회에서 올해 총선에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겠다고 했다. 김세연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하며 황 대표 퇴진을 얘기한 직후 단식을 하더니, 여상규 의원이 황 대표 이선 후퇴를 언급하자마자 험지 카드를 꺼냈다. 신년회견 땐 “통합은 정의고, 분열은 불의”라고 했지만, 새로운보수당의 유승민 의원을 ‘유아무개’라고 지칭, 진정성마저 의심받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보수 정치세력이 패배하면 여권은 공수처, 선거법보다 더한 일도 서슴지 않을 것이다. 벌써 사법부마저 민변의 통제권하에 두는 사법행정위원회 설치 법안을 발의했고, 윤석열 검찰총장 무력화를 노골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개헌을 통해 헌법에서 ‘자유’를 제거하고, ‘사회적 패권 교체’ ‘국가 정체성 변화’를 이뤄내려 할 것이다. 자유민주 수호에 앞장서 온 보수가 멸종당하지 않기 위한 해답은 이미 나와 있다. ‘바보야, 문제는 통합이야!’ 더욱이 올해는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이 멸망 직전까지 갔던 6·25전쟁 70주년을 맞는 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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