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리당략은 물론 정치인 개인의 득실까지 얽히고설킨 ‘해괴한 선거법’을 매개로 구축된 ‘4+1 협의체’의 폭주가 계속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군소 정치 세력의 가세로 인위적 여대야소(與大野小)를 만들어 제20대 국회 막판에 국가 시스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법안들을 ‘재고 땡처리’ 하듯 통과시키고 있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시도해도 ‘쪼개기 국회’로 무력화할 수 있다. 반헌법적 내용이 수두룩함은 물론, 절차에도 불법성이 심각하다는 점에서 향후 반작용과 부작용이 불 보듯 뻔하다.

민주당과 위성 정당들은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법안을 6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키로 했다.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등 2개 법의 개정안이 대상인데, 국민적 합의는 고사하고 정부 내 이견도 여전하다. 핵심은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경찰에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다만, 경찰의 불송치 결정이 위법, 부당한 경우에만 검사가 재수사를 요청하도록 했다. 경찰이 불응해도 제재 방안이 마땅치 않다. 한국당은 검찰에 제재권을 부여하고, 경찰은 고소·고발 취소 사건만 종결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

모든 제도에는 장·단점이 있다. 따라서 경찰이 그 정도로 독자적 수사권을 가질 만큼의 역량, 구체적으로 전문성·도덕성·중립성을 갖췄는지가 판단 기준이다. 드루킹 사건 수사와 울산시장선거 공작 및 수사만 봐도 한국 경찰은 문재인 정부 들어 퇴행했다. 드루킹 수사 실패는 말할 것도 없고, 울산경찰청은 청와대 ‘하명’으로 민주당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현직 시장을 수사했다는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에 수사종결권이 있었다면 두 사건 모두 덮이거나 엉뚱한 방향으로 갔을 가능성이 크다. 수사권 조정은 자치경찰제 등과도 밀접하게 연관된 복잡한 문제다. 집권세력이 권력 비리를 덮으려는 저의(底意)가 아니라면, 70년 형사·사법체제 변화를 이렇게 막무가내로 밀어붙이진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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