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로더의 해브앤비 인수 등 메가 딜 성사도 역부족…5년 연속 200억 달러는 성공

지난해 외국인 직접투자(FDI·Foreign Direct Investment)가 전년 대비 13.3%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높은 대외 신용도 등 긍정적인 요소에도 불구하고, 미·중 무역분쟁을 포함한 글로벌 불확실성 등 변수로 인해 올해 외국인 직접투자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미·이란 갈등으로 불확실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6일 발표한 ‘2019년 외국인 직접투자 동향’에서 지난해 외국인이 국내에 투자한 금액이 233억 달러(신고기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018년(269억 달러) 대비 13.3% 감소했다. 도착 기준 투자액(127억8000만 달러)은 26.0% 줄었다. 5년 연속 200억 달러 돌파에는 성공했다.

산업부는 상반기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투자수요 감소 등 대외여건이 악화해 낮은 실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외국인 직접투자의 전년 대비 증감률은 지난해 1분기 -35.7%, 2분기 -38.1%에 달했다. 하반기 들어 대형 인수·합병(M&A) 성사에 힘입어 3분기 간신히 4.7%로 반등했고 4분기 27.9%까지 상승했다. 영국 화장품 회사인 에스티로더컴퍼니즈의 해브앤비(닥터자르트 모회사) M&A 한 건 규모만 11억3000만 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상반기 감소분을 떠받치기엔 역부족이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법인세 감면 혜택이 사라지면서 한국투자에 대한 외국투자가의 관망세가 있었다”며 “외국인투자촉진법상 허용돼 있는 외투기업에 대한 현금지원 액수를 재작년 60억 원에서 지난해 500억 원으로 늘리고, M&A 메가 딜이 연속 신고되며 하반기에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또 일본 수출규제가 외국인 직접투자와 상관관계가 없다고 분석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은 신고액이 68억4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16.4% 늘었다. 도착액은 13억5000만 달러로 64.6% 감소했다. 유럽연합(EU)은 신고액이 71억3000만 달러로 20.1% 줄고 도착액은 69억9000만 달러로 27.7% 늘었다. 일본의 경우 신고액은 9.9% 늘어난 14억3000만 달러, 도착액은 0.6% 감소한 10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은 신고액(9억8000만 달러)과 도착액(1억9000만 달러) 모두 64.2%, 76.2% 줄었다.

유형별로는 한국에 직접 공장을 짓는 그린필드형은 신고액이 159억1000만 달러로 20.5%, 도착액이 61억1000만 달러로 49.3% 각각 줄었다. M&A형은 신고액이 74억2000만 달러, 도착액이 66억7000만 달러로 각각 7.6%, 27.8% 늘었다.

정부는 올해 외국인 직접투자는 긍정요인과 부정요인이 모두 있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이 통과할 경우 미처분이익잉여금이 외국인투자로 인정되고 한국이 높은 대외 신용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와 같은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것은 부정적인 요인이다. 특히 미국과 이란 간 관계가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으로 내몰리며 대외 불확실성이 증폭하는 양상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과 이란 갈등 문제가 유가 변동으로 인한 비용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 다른 나라의 경제 성장 둔화에 영향을 미치면 외국인 직접투자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다만, 지금 상황에서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첨단 소재·부품·장비 분야에 대한 현금 지원을 상향하고 첨단기술투자를 위한 현금지원을 확대하는 등 첨단 업종을 유치하기 위한 유인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미국, 유럽연합(EU) 등에서 전략적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하고 첨단 유망 기업에는 선제로 투자 인센티브를 제안하는 동시에 정부·지자체·관련 기관 합동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하고 적극적으로 외국기업의 투자 애로를 해소하기로 했다.

박수진 기자
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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