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 프런트가 본 SBS드라마 ‘스토브리그’의 허실

운영과정 실제와 유사하지만
팩트에 60~ 70% 정도 기반

非야구인 출신,단장임명 가능
30대女 운영팀장役 ‘판타지’


‘스토브리그’가 뜨겁다.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프로야구단의 이야기가 아니다. SBS 금토극 ‘스토브리그’(극본 이신화·사진)가 단단한 고증을 바탕으로 선수 영입, 연봉 협상, 용병 스카우트 등 프로야구단의 비시즌 이야기를 촘촘히 다루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지난 12월 중순 전국 시청률 5.5%로 시작한 이 드라마는 불과 3주 만에 14.1%로 3배 가까이 상승하며 ‘웰메이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드라마 시청률은 여성 시청자가 주도한다는 선입견을 깨고 ‘스토브리그’는 10∼50대 남성 시청률이 동 시간대 프로그램을 2배 이상의 격차로 앞서며 1위를 차지했다. 온라인 야구커뮤니티까지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 드라마를 현역 프로야구단 프런트는 어떻게 바라볼까.

‘스토브리그’의 대다수 촬영이 진행되는 인천문학구장의 주인이자 자문을 돕는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 홍보팀 신민철 매니저는 “프로 야구단 프런트의 이야기를 제대로 다루고 있고, 전체 운영 과정은 실제와 매우 유사하다”며 “하지만 드라마이기 때문에 극적인 요소가 많아 팩트에 60∼70% 정도 기반한다”고 말했다.

극 중 드림즈 신임 단장인 백승수(남궁민)는 씨름, 핸드볼팀 단장 등을 맡았으나 야구에는 문외한이다. 이 때문에 베테랑 프런트 직원들이 은근히 백 단장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고 무시한다. 이에 대해 신 매니저는 “야구인 출신이 아니어도 단장 임명이 가능하고 실제 사례도 있다”며 “물론 선수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사석에서 불만을 털어놓는 것까지 막을 순 없지만, 드라마처럼 직원들이 대놓고 단장을 무시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구단이 전년 대비 30% 삭감한 연봉 총액에 맞춰 각 선수들의 고과를 따진 후 연봉 협상을 벌이고, 외국인 용병 선정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과정 역시 현실과 닮았다. 드라마처럼, 미국 국적을 취득한 한국인 선수를 외국인 용병으로 다시 데려오는 일도 절차상 문제는 없다. 하지만 신 매니저는 “국내 정서상 한국 국적을 포기한 선수를 용병으로 데려오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단박에 총연봉을 30%나 깎는 것은 극적 요소다. 이를 위해 드라마에서는 10명을 추가로 방출해 40명으로 구단을 꾸리려는 장면이 나오는데, 현행 KBO 리그 1군 엔트리에는 27명을 등록할 수 있는데 나머지 13명 만으로 2군까지 꾸린다는 것은 불가능한 설정”이라고 짚었다.

또한 국내 유일한 30대 여성 운영팀장으로 설정된 여주인공 이세영(박은빈)의 존재도 판타지에 가깝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아직 여성 운영팀장은 배출되지 않았고, 남성 중에서도 30대는 없다. 신 매니저는 “극적 요소가 많기 때문에 야구팬이 아니어도 즐겁게 볼 수 있는 드라마”라며 “특정 구단을 다뤘다기보다는 여러 구단의 이야기를 함께 쓴 것 같다. 지금껏 프런트를 제대로 다룬 작품이 없었기 때문에 반갑고 기쁘다”고 덧붙였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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