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음극 성능 향상에 사활

車 가격의 30~40% 넘는 핵심
유럽은 공동 개발에 나서기도

용량·출력 좌우하는 ‘양극’은
어떤 활물질 사용하느냐에 달려
최근 대세는 NCM·NCA 수렴
수명은 ‘음극’기술에 달려있어
실리콘 등 차세대 소재 개발중


미래 자동차 시장을 주도할 전기차에 맞춰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지난 2017년 출범한 ‘유럽배터리연합(EBA)’이 전기차 배터리를 공동개발한다고 밝히면서 시장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7일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 시장 규모는 오는 2025년 약 1100만 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관측됐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의 폭발적인 상승세가 전망되자 전기차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도 주목받고 있다. 동력원인 배터리는 전기차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40%를 넘을 정도로 핵심 부품이다.

전기차 BMW ‘i3’에 장착된 배터리 셀 구조도. 삼성SDI 제공
전기차 BMW ‘i3’에 장착된 배터리 셀 구조도. 삼성SDI 제공

◇배터리 힘을 책임지는 ‘양극’= 배터리 소재를 설명하는 ‘삼성SDI뉴스레터’를 보면, 리튬이온 배터리의 양대 핵심 소재는 양극재, 음극재다. 배터리는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을 오가면서 발생한 전기에너지를 받아들이면 충전이 되고, 내보내면 방전되는 원리로 작동된다. 충전되면 양극을 이루는 물질 중에서 리튬이온만 쏙 빠져나와 음극으로 옮겨 간다. 방전 시 리튬이온이 원래 살고 있었던 집인 양극으로 돌아가고, 이때 전기가 발생한다. 양극은 리튬이온의 ‘본가(本家)’로 불린다.

배터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용량’과 ‘출력’이다. 이를 결정하는 게 양극이다. 양극은 리튬(Li)과 산소(O)가 만난 리튬산화물(Li+ O)로 이뤄진다. 리튬은 자연 상태에서 리튬 원소로 있지 않는 특성상 리튬산화물 형태로 존재한다. 리튬산화물처럼 양극에서 배터리의 전극 반응에 관여하는 물질을 ‘활물질’이라고 부른다. 활물질에 도전제(전류가 잘 흐르도록 하는 물질)를 소량 넣어 전도성(傳導性)을 높이고, 바인더를 넣은 것이 ‘합제’다. 이 합제를 얇은 알루미늄 기재 양쪽에 바르면 양극이 만들어진다. 어떤 양극 활물질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저장되는 전자(e-)의 수가 달라지고 배터리 용량과 전압도 결정된다.

최근 양극 활물질의 대세는 삼원계 NCM(니켈·코발트·망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다. 리튬인산철(LFP)은 에너지 밀도가 낮고 부피가 크며 출력이 낮은 단점이 있어 중국을 제외한 업체들은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업체와 CATL, 파나소닉 등 글로벌 선두 업체들은 모두 삼원계 NCA, NCM을 중심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음극에 배터리 수명 달려 = 음극은 리튬이온의 ‘놀이터’라고 볼 수 있다. 양극에 있는 리튬이온이 충·방전할 때 음극을 오가기 때문이다. 음극을 잘 설계하면 배터리가 오래가는 배경이다. 음극은 주로 연필심에 사용되는 흑연으로 만들어진다. 흑연의 분자 구조는 균일하다. 탄소가 결합된 하나의 층이 여러 겹 쌓인 층상 구조로 마치 아파트와 유사하다. 리튬이온이 양극에서 음극으로 이동하는 충전 과정에서 음극에 도착한 리튬이온은 흑연 층 사이사이로 들어가 저장된다. 리튬이온이 들어간 흑연은 팽창돼 부피가 커지는데 리튬이온이 흑연 층을 오가면서 부피가 계속 변한다. 이는 흑연 구조에 미세한 변화를 일으켜 수명도 줄어들게 된다. 충·방전 시 부피 변화는 배터리 용량에도 영향을 미친다. 팽창이 작은 음극 소재를 쓰면 여유 공간을 작게 잡을 수 있어 더 많은 용량 확보가 가능하다.

고용량 배터리를 위한 차세대 음극 소재도 개발 중이다. 흑연을 대체할 소재로 꼽히는 것은 실리콘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실리콘은 흑연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10배 정도 높지만 불안정한 구조를 가져 이를 안정화시키는 것이 배터리 업계의 당면 과제”라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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