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대치 계속… 통과 어려워
학습권 침해 불만 쏟아질 듯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만 18세 선거권’이 적용됨에 따라 ‘정치금단 구역’이나 다름없는 학교에서의 선거운동을 제한하는 법적 규제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교실이 선거판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선거권 연령 하향 취지가 퇴색된다”는 반대도 만만치 않아 공식 선거운동이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관련법이 국회를 통과하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7일 교육계에 따르면 현행법상 학교는 선거운동 금지 구역으로 규정돼 있지 않다. 공직선거법 60조 3(예비후보자 등의 선거운동)·67조(현수막)·80조(연설금지 장소)·111조(의정활동 보고) 등에 따르면 후보자들은 학교 내에서 명함을 돌리며 지지를 호소할 수 있으며 연설이나 대담도 가능하다. 현수막을 게재할 수도 있다. 평소 지역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들이 ‘의정 보고회’를 열 수 있는 장소에 대한 규정에서도 학교에 대한 내용은 빠져 있다. 후보자들이 학교 안으로 들어와 유권자가 된 고3 학생들에게 명함을 돌리거나 악수를 청하는 일이 가능하단 얘기다. 일선 고교 교사는 “평소에도 시의원이나 지역구 국회의원 측으로부터 학교 행사에 참석하고 싶다는 요청을 받는데 학교를 ‘선거 청정지역’으로 규정하지 않으면 압박은 더 거세질 것”이라며 “가뜩이나 고3 학생 일부가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를 위해 선거운동을 할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혼란스러운데, 선거운동원들까지 들어오게 될 경우 학습권 침해에 대한 불만이 쏟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이러한 부작용을 우려해 학교에서의 선거운동을 규제하는 보완 입법 사항을 정리해 조만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국회가 움직이지 않으면 단지 제안에 불과하다. 자유한국당에서는 만 18세 중 고3 학생은 선거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선거법 개정안을 논의 중이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좀 더 검토해야 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선거운동(4월 2일)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데다 여야 대치국면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합의를 이룰 가능성은 낮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에서의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것을 놓고 교육계에서도 찬반이 있다”며 “선관위의 선거법 해석이 나오면 의견 수렴을 통해 가이드라인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
윤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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