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의 7∼8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계기로 국회 권능과 권위는 추락하고, 반대로 행정부의 국회 무시는 더 노골화할 것이 분명해졌다. 직전 국회의장이라는 ‘전관 프리미엄’을 국회 존중보다는 묵살에 활용할 조짐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명’을 받는 총리로서 그런 식으로 행세하면, 4+1 협의체로 ‘청와대 2중대’처럼 된 국회는 더욱 무력화할 수밖에 없다. 의회 내부로부터의 의회민주주의 위기, 나아가 3권분립 붕괴가 닥치는 것이다.

정 후보자가 세금 납부 자료 제출을 일절 거부한 것은 상징적이다. 야당은 물론 여당 의원들의 자료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다. 인사청문회의 가장 기초적 자료인 세금 체납 내역도 못 주겠다는 것은 검증을 받지 않겠다는 태도나 마찬가지다. 앞서 박영선·추미애 장관도 인사청문회에 신상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국회의장 출신으로 국회 권능을 생각한다면, 그런 잘못을 앞장서서 바로잡아야 할 텐데, 아예 그 선봉에 섰다. 사생활이어서 거부한다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 정 후보자는 2014∼2015년에 총급여보다 카드 사용료 및 기부금 액수가 더 많다는 의문이 제기됐다. 장남 재산 고지를 거부한 것도 문제다. 장남은 대기업과 공공기관에서 2년2개월 정도 근무한 뒤 2010년부터 2016년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했는데, 학비가 1년에 8000만 원이 넘는다고 한다. 당시 정 후보자 스스로 아들을 ‘취업준비생’이라고 밝힌 적도 있다. 딸과 아들의 결혼식에서 각각 1억5000만 원씩의 축의금을 받았다는 설명만으론 부족하다.

국회의장에 이어 총리까지 하려는 공인이라면 소명할 책임이 더 무겁다. 현직 국회의장이 아니라서 괜찮다는 주장은 정 후보자를 더 비루하게 만들 뿐이다. 3권분립을 희화화한다는 지적까지 생각하면서 정치의 정도를 돌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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