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0억원 규모서
지난해 1조원까지 늘어나


새벽 배송 시장은 올해 더욱 치열한 경쟁에 놓일 것으로 예상된다. 마켓컬리 등 새벽 배송 전문기업뿐 아니라 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와 롯데·신세계 등의 대기업까지 가세하면서 그야말로 ‘전쟁터’가 됐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새벽 배송 시장은 2015년 100억 원 규모에서 2018년 4000억 원을 넘어 지난해 8000억~1조 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새벽 배송 시장이 급증한 것은 온라인 쇼핑 시장의 성장 덕분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13조7000억 원으로 사상 처음 100조 원을 돌파했다. 1인 가구의 증가와 ‘일하는 엄마’(워킹맘)가 많아지면서 온라인쇼핑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 따라 새벽 배송 시장 역시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신선식품 등 식재료 새벽 배송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KB국민카드가 자사 고객 1200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설문조사를 한 결과, 지난해 2분기 현재 식재료 새벽 배송 결제 건수가 2018년 2분기 대비 414.1%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 평균 결제 고객 증가율은 431.8%로 결제 건수 증가율을 웃돌고 있다. 그만큼 신규 고객이 계속 유입되고 있다는 얘기다.

새벽 배송 시장은 지난 2015년 마켓컬리가 ‘샛별배송’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배우 전지현을 광고모델로 내세우면서 소비자들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2018년에는 쿠팡이 ‘로켓프레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새벽 배송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해부터는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판매를 전담하는 SSG닷컴과 롯데그룹 등 대기업들이 가세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이제 새벽 배송을 넘어 ‘당일 배송’ ‘야간 배송’ ‘총알 배송’ 등 배송 서비스도 진화하고 있다.

새벽 배송 원조인 마켓컬리는 밤 11시 이전에 상품을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 7시 전에 물건을 받아 볼 수 있는 샛별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취급 상품 1만여 개 품목 가운데 80%를 식품이 차지한다. 쿠팡은 전날 자정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오전 7시쯤 제품을 받아볼 수 있는 로켓프레시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새벽 배송 시장에 뛰어든 SSG닷컴은 전날 자정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오전 6시쯤 상품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마켓컬리나 쿠팡보다 배송 시간을 단축해 차별화를 꾀했다. 배송 가능 상품도 신선식품과 유기농 식재료 등 식료품은 물론, 육아용품과 반려동물 사료까지 배송해 준다.

롯데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도 새벽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롯데홈쇼핑이 온라인쇼핑몰인 롯데아이몰에 전문관 ‘새롯배송’을 열어 서비스를 시작했고,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백화점과 현대홈쇼핑 H몰에서 각각 새벽배송을 운영하고 있다.

경쟁이 격화하면서 새벽 배송 기업들의 적자가 커지고 있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콜드체인 시스템 구축과 물류센터, 인건비·포장비 등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아직 성장기에 있다 보니 초기 투자 비용 등 막대한 자본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정기구독 등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 고객군을 누가 먼저 확보하느냐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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