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특·뮤지 등에 정산금 안 줘

방송사 “우린 편성만 했을뿐…
외주사에 제작비 모두 지급”


유명 배우와 가수들이 방송 출연료를 지급받지 못한 사실이 잇따라 드러났다. 일부 외주제작사들은 이미 폐업까지 하고 ‘나 몰라’하는 상황에서 관리 책임이 있는 편성 방송사들도 “이미 외주제작사에 제작비 지급을 마쳤다”며 발뺌하는 모양새다.

배우 이한위·김광규·이응경 등은 지난 2018년 1월 케이블채널 KBS W에서 방송된 드라마 ‘당찬 우리 동네’ 출연료를 받지 못했다. 기대한 만큼의 반응을 얻지 못하자 조기 종방된 이 드라마 제작사가 일부 출연진들에게 주지 않은 출연료는 1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KBS 키즈 ‘독서공감 서로서로’(왼쪽 사진)에 참여했던 그룹 슈퍼주니어 이특과 가수 뮤지 등도 정산금을 제대로 지급 받지 못했다. 이 사실은 지난 12월 뮤지가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카메라 감독부터 스타일리스트까지 모두 한 푼도 못 받았다”고 공개하면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 외에도 2017년 방송된 SBS플러스 ‘떠나요 둘이서’(오른쪽) 측도 출연진인 배우 서우와 고우리, 개그우먼 김민경 등에게 출연료를 주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게다가 이 중 일부 제작사는 이미 폐업을 했기 때문에 미지급 정산금을 받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 사태의 1 차적 책임은 외주제작사에 있다. 편성 방송사로부터 제작비를 받은 후 출연진에게 이를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주제작사 대표는 “물론 가장 큰 잘못은 출연진에게 우선적으로 개런티를 지급하지 않은 우리에게 있다”면서도 “방송사로부터 제작비를 100% 받는 것이 아니라 나머지 제작비는 외주제작사가 협찬이나 PPL(제품간접광고) 등을 통해 충당해야 한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인기가 낮으면 협찬을 받기 어렵고, 시청률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방송사가 조기 종방을 결정하면 상황은 더 어려워진다”고 토로했다.

재무 건전성이 낮은 외주제작사와 계약을 맺은 방송사들도 2차적 책임을 피하기는 어렵다. 상대적으로 외주제작사에 낮은 제작비를 지급하는 케이블채널 프로그램에서 이런 미지급 사태가 자주 일어난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건실한 외주제작사의 경우 불리한 조건을 받아들일 이유가 없지만, 신생이나 영세한 외주제작사는 일거리가 부족하기 때문에 덜컥 불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다가 크게 손해를 본 후 출연료 미지급 사태가 벌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 방송사들이 외주제작사 선정 및 관리 감독의 책임은 뒤로 하고 “우리는 편성만 했을 뿐”이라며 “외주제작사에는 이미 계약된 제작비를 모두 지급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출연료를 떼이고도 스타들이 법적 대응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해결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고, 감당해야 할 변호사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관계자는 “이같은 분쟁으로 기사가 나오면 이미지 타격을 받고, 또한 해당 방송사의 이름이 거론되는 과정에서 방송사에 밉보이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억울해도 참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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