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사회서 유지되는 원칙은
시간이 흘러도 ‘이익의 균형’
8월 14일부터 모스크바 등서
‘한·러 수교 30주년’기념행사
민간네트워크 통해 관계전환”
“지금 한반도 상황은 구한말 조선을 둘러싼 열강의 각축전 양상과 매우 흡사합니다. 국익을 위해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매우 중요한 시점입니다.”
한·러 수교 30주년을 맞아 정부가 올해를 ‘한·러 상호교류의 해’로 선포하고 다양한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오는 8월 14일부터 29일까지 러시아 모스크바 등지에서 열리는 ‘한·러 수교 30주년, 광복 75주년 코리아 콩그레스’를 주관하는 이창주(73·사진) 국제코리아재단 상임의장. 그는 “한 세기가 지나도 국제사회에서 유지되고 있는 원칙은 ‘이익의 균형’”이라고 강조했다.
코리아 콩그레스는 외교부가 공식 후원하는 한·러 수교 30주년 기념사업으로 크게 두 분야로 나눠 진행된다. ‘제21회 세계코리아포럼’과 ‘시베리아 횡단 오디세이’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대와 공동 개최하는 제21회 세계코리아포럼은 오는 8월 24∼28일 모스크바 등지에서 ‘동아시아 평화 공존 신질서와 유라시아 시대’라는 주제로 열린다.
“국제 민간 네트워크를 통해 30주년을 맞는 한·러 관계에 전환점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등 러시아의 오피니언 리더 200여 명을 비롯, 한국·미국·일본·중국·유럽 등 20여 개국의 정치인, 학자, 기업인, 문화예술인, 고려인 등 500여 명이 모여 한·러 관계의 미래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이 의장은 2000년 뉴욕을 시작으로 베이징(北京 ), 베를린, 시드니 등 전 세계 주요 도시를 돌며 해마다 세계코리아포럼을 개최해왔다. 특히 2005년 뉴욕 유엔본부와 2010년 브뤼셀 유럽연합(EU) 의사당에서 포럼을 연 것은 우리나라 민간단체가 이뤄낸 극히 드문 사례라고 했다.
시베리아 횡단 오디세이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바롭스크, 모스크바를 거쳐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이르는 9900㎞의 대장정이다. 블라디보스토크와 우수리스크의 독립운동 유적을 답사하고 광복절 기념식과 평화문화제를 열 예정이다. 이 의장은 고려인 강제이주 80주년인 2017년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까지 6500㎞의 ‘극동 시베리아 실크로드 오디세이’를 개최한 것을 비롯해 지금까지 7차례 시베리아 횡단열차 답사 행사를 실시한 바 있다.
“며칠씩 비좁은 열차 칸에 앉아서 이동하는 게 답답하고 불편하지만, 선조의 숨결을 느끼고 광활한 대지를 온몸으로 체험한 감동을 평생 잊지 못합니다.”
충남 부여 출신인 그는 독일 뮌스터대에서 소련 정치사를 공부하고, 모스크바국립대에서 국제정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모스크바국립대 주임교수와 러시아 외교아카데미 석좌교수, 미국 코네티컷주립대 연구교수 등을 지냈고, 현재 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대 석좌교수로 대학원생들에게 국제관계외교론을 강의하고 있다.
글·사진 = 박현수 기자 phs20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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