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권 不義도 들춰내는 기관
굴복시키기 위해 수단 총동원
조국 임명 이어 공수처도 강행
법률로 上院 만든 것처럼 違憲
이젠 급한 불 끄려 수사팀 해체
내용·절차 모두 직권남용 혐의
지금 현 정권의 불의에 맞서는 단 하나의 기관이 검찰이다. 살아 있는 권력의 부패와 불법을 처단하는 헌법상 수사기관이다. 정권 입장에서는 굴복시키지 못한 권력이다. 정의가 표상(表象)인 정권의 불의를 들춰내는 검찰을 내버려 둘 수 없다. 굴복시켜야 한다. 권력이 살아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이런 원한과 감정이 점점 수면 위로 보인다.
첫 번째 죽이기. 조국 전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세웠다. 그러나 조 씨가 후보자로 지명되자 그와 가족에 관한 온갖 비리와 불법이 쏟아졌다. 좌파의 거짓과 위선이 드러났다. 그가 법무부 장관이 돼 발표하는 검찰 개혁 정책은 자신과 가족의 방어 전략 같았다. 2019년 10월 광화문 집회로 대통령 지지도가 급락하자 조 씨는 만신창이가 돼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두 번째 죽이기. 정권은 이때 깨달았다. 검찰을 확실히 죽이려면 그동안 미뤄 왔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것을. 검찰의 권력 수사를 즉시 통보받고 언제든 이첩받는 공수처는 무소불위의 대통령 직속 수사기관이다. 헌법에 근거가 없는 공수처를 헌법의 수사기관인 검찰을 조사하는 상위 기구로 설치하는 건 위헌(違憲)이다. 법률로 국회 위에 상원(上院)을 설치하면 위헌 아닌가. 공수처가 말 안 들으면 그 위에 또 공수처를 만들 것인가.
이번에는 여당이 그 임무를 맡았다. 여당은 공수처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군소 정당에 ‘연동형 비례대표’로 의석을 확보해 주겠다며 유인했다. 이 법 표결 직전 군소 정당에 ‘게리맨더링’ 협의문까지 만들어 야합했다. 여당은 제1 야당을 빼고 강행 처리해 ‘힘이 곧 정의’임을 확실히 보여줬다. 이 법에는 국민의 권리가 아니라,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봉쇄하는 술수가 들어 있다.
이제 검찰은 청와대에 매달린 공수처의 새장에 갇힌 새가 됐다. 대통령이 입맛에 맞는 공수처장을 임명하는 날 검찰은 암흑의 역사가 시작되는 날로 기록될 것이다.
세 번째 죽이기. 그러나 정권은 발등에 떨어진 불을 꺼야 한다. 검찰이 공수처가 설치되는 오는 7월 전에 ‘울산시장선거’ 공작 사건의 수사를 마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사건에 청와대가 개입한 증거가 속속 드러나 곧 청와대 인사에 대한 사법 조치가 불가피해 보인다. 4월 총선에도 불리하다.
여당 대표를 지낸 추미애 의원을 국회 청문 보고서 없이 서둘러 법무부 장관에 임명했다. 추 장관은 취임사에서 ‘검찰 개혁’을 8차례 언급했다. 이미 검찰은 공수처 설치로 하급 수사기관으로 전락했다. 더 이상 무엇을 개혁하겠다는 건가. 청와대가 관련된 정치 공작 사건을 뭉개라는 건가. 공수처가 설치될 때까지 수사하지 말라는 건가.
추 장관이 임명된 날 검찰은 추 장관이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의 비서실 부실장을 전격 소환해 조사했다. 추 장관은 송철호 울산시장 후보의 단독 공천 결정 과정에서 특혜성 지원을 하는 데 개입하고, 송 시장을 청와대 인사와 연결해 준 혐의를 받고 있다. 추 장관은 자신을 방어해야 하는 처지다.
그런데도 정권을 수사하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참모진을 해체하는 수준의 인사를 8일 밤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추 장관은 검찰총장과 ‘협의’하는 관행을 깼다.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하는 법적 절차도 무시했다. 하지만 추 장관 자신도 관련된 정치공작 사건 수사 중에 수사 지휘부를 보복하는 인사를 단행한 것은 직권남용의 가능성이 크다. 안태근 사건에서 법무부 검찰국장이 특정 검사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기 위해 한 인사는 직권남용이라는 게 법원 판결이다.
네 번째 죽이기. 마지막 방법은 검찰의 권한을 약화시키는 것이다. 여당은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들을 국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 관련법이 통과되면 경찰이 자체적으로 무혐의 처분을 내릴 수 있는 수사 종결권을 갖고, 검찰은 그만큼 권한을 잃는다. 국가 형사 시스템에 근본적 변화를 가져오는 일이 벌어진다. 경찰 수사권을 일부라도 독립시키는 문제는 쉬운 일이 아니다. 국민이 경찰 수사를 검찰보다 신뢰할 수 있는지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
살아 있는 권력 수사는 검찰 본연의 임무다. 이를 막는 건 권력의 부패와 부정을 감춰 독재를 키우는 일이다. 검찰 죽이기는 법치주의라는 헌법 질서를 훼손하고 자유민주주의의 근본을 흔드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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