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장단체에 對美 공격자제 요청

로켓공습 사전통보 등 수위 조절
갈등 고조 원치 않는단 메시지
CNN “양측 스위스 채널 활용”


미국의 가셈 솔레이마니 제거와 이란의 이라크 내 미군기지 공격으로 빚어진 미·이란 간 군사적 충돌사태의 공이 이란으로 넘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군사보복 대신 경제제재로 대응 수위를 낮추자 이란도 친이란 무장단체들에 미국인 공격 자제를 요청하는 등 일단 확전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8일 미사일 공격에서도 이란 측이 절제된 보복 공격으로 수위를 조절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양측 갈등이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이란 지도부가 추가공격 가능성을 거론한 만큼 전면전 확전 우려가 적은 소규모 무력시위나 친이란 무장단체를 이용한 국지적 도발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8일 뉴욕타임스(NYT), CNN 등에 따르면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 발언을 통해 이날 이란이 미사일 공격 후 사태를 관망하면서 중동 내 친이란 무장단체에도 당분간 공격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란에 군사대응 대신 경제제재를 취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이란이 물러서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미 대사관 등이 위치한 이라크 바그다드 그린존(안전지대)에 카투사 로켓 2발이 떨어졌다는 보도가 나오긴 했지만, 배후를 자처하는 단체가 나오지 않은 상태여서 이란의 소행으로 속단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이란의 미사일 공격과 관련해서도 공격 위치와 사전 통보 여부 등을 감안할 때 미국의 전면 군사대응을 불러오지 않을 정도의 피해만 나도록 정교하게 조율됐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이란이 공격한 아인 알아사드 기지와 아르빌 기지는 미군 밀집지역이 아닌 데다 미사일 16발 중 11발이 텐트와 헬리콥터, 주차장 등에 떨어져 큰 피해가 나지 않았다는 것이 미군 설명이다. 또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공격에 앞서 이라크에 공격 사실을 통보, 미국의 귀에 들어갈 수 있게 해줬다는 보도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 때문에 미국이 사전에 대응책을 논의하고 인력을 대피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미국과 이란이 최근 스위스 외교채널을 통해 메시지를 주고받아왔다고 CNN은 전했다. 정확한 시점은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양국이 물밑에서 스위스 채널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주는 함의가 크다. 마지드 타크트 라반치 유엔주재 이란 대사는 8일 유엔 안보리에 보낸 서한에서 미사일 공격을 “신중하고 비례적인 대응이었다”고 옹호하면서도 이란이 “전쟁이나 (갈등) 고조를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란으로부터의 공격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속단하긴 이르다. 또 이란이 직접적인 지상 공격 대신 대리 단체를 통한 우회로를 택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 CNN은 인터넷 보안 전문가를 인용해 미국의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IRGC 쿠드스군 사령관의 폭살 이후 미국 컴퓨터 네트워크를 겨냥한 이란에서의 해킹 시도가 3배가량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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