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심사위원에 전화 걸어
“소속 연구원이 지원했다”
식사 자리까지 가지기도


감사원 산하 기관장이 국립대인 부산대 신규 채용 전임 교수 자리에 소속 연구원의 채용을 청탁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부산대 행정학과는 이번 신학기 신규 교수 임용과정에서 각자 미는 두 명의 후보를 두고 심사위원들 사이에서 논란을 빚어왔다.

9일 부산대 교수들에 따르면 현재 감사원 산하 기관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A 원장이 행정학과 전임교원 임용 심사에 앞서 일부 심사위원에게 “소속 연구원이 지원하게 됐다”며 전화하고, 식사자리까지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A 원장은 원래 이 학과 소속 교수 출신으로 현재는 휴직상태다. 임용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A 원장은 평소 알고 지내던 행정학과 교수 3명과 두 차례 식사자리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2월 11일 치러진 2차 심사에서는 문제의 연구원을 포함해 3명의 지원자가 면접 심사를 봤다. 심사위원으로는 B 학과장 등 행정학과 교수 4명과 함께 다른 학과 교수 2명이 참석했다.

면접 심사 뒤 행정학과 교수 2명은 “이번 신규 교수 심사과정은 절차상의 문제도 많을 뿐 아니라 다른 후보자의 남편이 야당 당원이라는 이유로 배제 사유가 된다면 이는 임용과정이 크게 잘못된 것이어서 대학본부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앞서 B 학과장은 다른 교수들에게 A 원장 소속 연구원의 경쟁후보자를 지칭, “이처럼 예민한 시기에 자유한국당 당원의 아내이자 거주지가 부산에서 먼 사람을 뽑으면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교수 중 1명은 “2차 심사 전날 A 원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소속 연구원 중 1명이 지원했다고 알려 청탁의도가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객관적 평가에서도 교원 선정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다른 외부인사 심사위원에게도 A 원장이 전화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학과 심사위원 1명도 A 원장의 재직 기관 출신으로, 2018년 감사원 학술지 편집위원으로 함께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심사 과정의 잡음에도 대학 측은 지난달 A 원장이 천거한 연구원을 전임교원 1순위로 내정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A 원장은 전화를 받지 않았고 문자메시지를 보내 “소명서를 전달해 놓을 테니 대변인실로 연락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B 학과장은 “심사위원이 6명으로, 개인적으로 개입할 수 없고 심사는 공정하게 이뤄졌다”며 “‘남편 야당 인사’ 발언은 사석에서 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대학본부는 문제가 커지자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부산=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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