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산 의존 70%대 붕괴 눈앞
미국산 비중 12.7%까지 늘어


전쟁 발발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지만, 미국·이란 간 충돌로 최근 며칠 새 유가가 뛰면서 국내 원유 수입국 다변화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대(對)한국 무역적자 축소 압박과 정유·화학 업계의 도입처 다변화 수요가 맞물리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전 0%대였던 미국산은 올해 12%까지 비중이 늘었다. 반면, 과거 90%에 가깝던 중동산 의존도는 이란 수입 금지 여파 등으로 70%대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8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미국산 원유 누적 수입량은 1억2457만5000배럴로 전체(9억8245만7000배럴)의 12.7%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산 원유 수입량은 6억9061만8000배럴로 같은 기간 전체 수입량의 70.3%다. 중동산이 여전히 많긴 하지만 최근 3년간 비중은 크게 감소했다. 반면 미국산은 급격히 늘었다. 2016년만 해도 미국산 수입량은 244만5000배럴로 전체(10억7811만9000배럴) 0.2%에 불과했다. 중동산은 9억2620만1000배럴로 86.0%였다. 3년 새 미국산은 전체에서 12%포인트 늘고 중동산은 16%포인트 줄어든 셈이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대한국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암묵적인 미국의 수입 압박이 있었던데다, 업계의 수입처 다변화 움직임이 비중 변화의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이 급증하면서 미국산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떨어진 점이 국내 업체들이 미국산 원유 수입을 늘린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일각에서 이번 미국과 이란 간 충돌로 인해 ‘3차 오일쇼크’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 것도 미국산 원유 공급 때문이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미국산 원유 수입으로 중동 지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줄며 지정학적 위험이 분산된 게 사실”이라며 “다만, 미국산 비중이 계속 늘어날지는 향후 가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우려가 일단 잦아들자 국제 유가가 급락하면서 60달러 선이 붕괴됐다. 박수진·권도경 기자
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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