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평생 검사로 봉직하다시피 했으며, 법무부 장관과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역임했다. 따라서 권력범죄 수사팀을 해체해 버린 지난 8일 밤의 반민주적 만행에 대해 누구보다 느끼는 바가 많고, 또 실효성 있는 대책도 잘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9일 오후로 예정된 강원도 민생 탐방도 중요하지만, 제1 야당 대표로서, 검찰을 누구보다 잘 알고 아끼는 선배로서, 집권 세력의 엄청난 폭거에 앞장서서 맞서야 할 책임은 더욱 막중하다.

위헌적 선거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에 이어 유례없는 검찰 수사 옥죄기까지 문재인 정권이 헌법 정신과 법적 절차를 무시하는 일들을 주저 없이 밀어붙이는 데는 무능하고 무기력한 야당의 책임도 크다. 이제부터라도 자유민주주의 붕괴를 걱정하는 다수 국민과 함께 국가 정체성과 법치주의를 수호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여당이 위성 정당들과 ‘4+1’체제라는 인위적 여대야소(與大野小)를 가동하고 있지만, 보수 야당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우선, 인사 책임자들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는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국정조사권 발동, 법제사법위원회 차원의 청문회 등 전방위(全方位)로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 대의민주주의 측면에서 가급적 법과 제도의 테두리에서 문제를 풀어야 하며, 장외 집회나 길거리 정치는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집권 세력이 위헌·위법을 자행함으로써 그런 방안에 기댈 수 없을 때는 ‘저항권’ 발동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헌법에 저항권을 별도로 규정하진 않았지만, 전문(前文)에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 계승’이라는 근거를 만들어 두고 있다.

보수 정치세력 통합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정치공학적 논의보다 정권 폭주에 맞서는 데 무조건 연대한다면 통합의 길이 쉽게 열릴 수 있다. 국민 지지를 받는 지도자가 탄생할 수도 있다. 정파·이념을 초월해 반독재 기치로 뭉쳤던 1987년의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라도 되돌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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