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감독 따라 대거 이동
10구단 체제 되자 지도자 품귀
은퇴선수 2군 지도 경험 보장
잡음 줄어들고 전문화 이뤄
소통 원만·선수단 신뢰 장점
프로야구에서 은퇴한 뒤 곧바로 코치로 취업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 SK가 대표적인 예. SK는 현역에서 은퇴한 선수를 코칭스태프로 활용하며 ‘연속성’을 유지하고 있다. 외야수 박재상(38)과 조동화(39)는 2017년과 2018년 현역 생활을 마감하자마자 코치로 변신했다. 올해는 내야수 박정권(39)이 은퇴를 선언하고 인천 2군 타격코치를 맡았다. 롯데는 지난해까지 유격수 자리를 지킨 문규현(37)을 2군 수비코치로 고용했다. NC의 국가대표 출신 유격수 손시헌(40) 역시 올해 2군 수비코치로 지도자 인생을 시작한다.
20대 후반, 30대 초반에 은퇴해 지도자의 길로 들어서는 젊은 코치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69경기를 뛰고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던 내야수 김지수(34)는 올해 키움 1군 수비코치로 깜짝 변신한다. 1군에서 즉시 전력감으로 활약하다 1군 코칭스태프로 기용됐다. 파격인 셈. 롯데 외야수 나경민(29)은 지난해 말 은퇴를 선언하고 올해부터 2군 주루코치를 맡았다. KIA 내야수 서동욱(35)은 지난해 말 방출됐지만 2군에서 타격코치로 기용됐다.
소속팀 선수를 지도자로 기용, 경력을 쌓게 하면서 자연스레 미래의 감독으로 육성하는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다. 이른바 김성근 사단, 조범현 사단으로 불렸던 과거와는 사뭇 다르다. 예전엔 감독이 부임할 때 자신을 따르는 코치를 대거 대동했다. 이로 인해 해당 감독이 그만두면 코치들이 줄줄이 사퇴서를 제출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곤 했다. 또 구단이 선임한 코치와 감독이 데려간 코치 사이에 갈등이 빚어져 코칭스태프가 둘로 갈라지는 일도 벌어졌다.
그런데 최근엔 현역 감각을 지닌 은퇴 선수를 코치로 선발하고, 젊은 코치를 구단이 육성하면서 잡음이 줄어들고 있다. 특히 코치 분업화를 넘어 전문화를 이룰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데이터 활용에 능한 젊은 감독이 대세여서 젊은 코치의 보좌는 자연스럽다. 물론 여전히 신임 감독이 코치 3∼4명을 추천하지만, 과거에 비해 그 수는 확 줄었다.
물론 좋은 코치를 선별하기란 무척 어렵다. 게다가 2015년 10개 구단 체제가 되면서 선수는 물론 지도자 품귀현상은 심화됐다. 능력 있는 코치 영입전은 더욱 치열하고 뜨거워졌다. 10개 구단이 젊은 코치 육성에 주력하는 이유. 투수와 타격 파트에서 전문성을 갖춘 코치는 인기가 높다. 1군 코치의 평균 연봉은 6000만 원 전후지만 전문성을 인정받으면 억대 진입도 가능하다.
은퇴하자마자 코치가 되면 현역 감각을 유지할 수 있고, 선수들과의 소통이 원만하다는 장점이 있다. A 구단 관계자는 “소통과 성실성을 코치의 첫 번째 덕목으로 꼽는다”면서 “고참 선수가 코치가 되면 선수단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젊은 코치는 그리고 최근 유행하는 데이터 분석 시스템에 최적화됐다. 젊을수록 모바일 장비 활용에 능숙하다. 반면 단점도 있다. 바로 경험 부족. 공부하는 것과 공부를 가르치는 것과의 차이를 깨닫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예도 있다. 하지만 구단에서 충분히 수련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를 주고 있기에 옥석을 가릴 수 있다. 먼저 2군 코치로 기용한 뒤 능력이 검증되면 1군 코치로 승격시키는 게 하나의 공식이 됐다.
코치는 ‘파리목숨’에 비유되지만, 감독직으로 승승장구하는 지도자가 늘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 한용덕 한화 감독에 이어 NC 이동욱 감독도 30대 초반에 코치의 길로 들어섰다. NC가 창단한 2011년부터 코치를 맡았고 지도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1군 지휘봉을 잡았다. 손혁 키움 감독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넥센(현 키움)의 투수 코치.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는 SK 투수 코치를 맡았고 올해 1군 지휘봉을 잡았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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