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규(29)·박규민(여·27) 커플

저희는 마라톤에서 처음 만나 결혼까지 골인하게 된 커플입니다. 작년 부산에서 진행된 한 대회에서 만났어요. 평소 운동을 좋아하는 저(규민)는 홀로 대회에 도전장을 내밀었죠. 마라톤은 주로 커플이나 가족 단위로 많이 참가하는지라 좀 민망했어요. 혼자 SNS도 하고 사진도 찍으며 시간을 보냈죠. 그러다 보니 대회 시작 전에 휴대전화가 꺼졌어요. 마라톤 하면서 사진도 찍고 싶었는데 충전할 새도 없이 대회가 시작됐죠.

광안대교가 보이는 포토존을 지나가는데 여기서 사진 한 장 찍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 제 곁으로 한 남자분이 지나갔어요. 무슨 용기였는진 모르겠지만, 그분을 붙잡아 세웠죠. “죄송한데 제 휴대전화에 배터리가 없어서요, 사진 하나만 부탁해도 될까요?”라고 물어봤어요. 그 남자, 은규 씨는 선뜻 “좋다”고 했습니다. 은규 씨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고 전화번호를 주고받았습니다. 그때부터 함께 마라톤 코스를 달리기 시작했어요. 그날 마라톤이 끝난 뒤 같이 술도 한잔하면서 많은 얘길 나눴죠. 이날을 계기로 한 달간 서로를 알아간 뒤 연애를 시작하게 됐어요.

저는 부산, 은규 씨는 울산에 살아요. 각자 회사에 다니느라 자주 보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서로 일상을 공유하고 함께 나갈 마라톤 대회를 알아보며 사랑을 키워왔죠. 전 작년 크리스마스에 은규 씨에게 프러포즈했어요. 3개월 동안 이벤트를 구상하고 영상도 만들며 열심히 준비했죠. 서프라이즈 이벤트를 받은 은규 씨는 너무 감격하더라고요. 저희, 올해 2월 9일 평생을 약속합니다. 은규 씨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행복은 평생 몰랐겠죠? 저희 둘, 삶이라는 긴 마라톤 속에서 지치지 않고 서로의 ‘러닝 파트너’가 돼주려 합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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