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군사시설에서 공원으로 재탄생한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명소를 찾아 동일한 형태로 서울 용산공원을 변화시킬 방안 구상을 시작했다.

미국을 순방 중인 박 시장은 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프레시디오 공원(Presidio of San Francisco)을 방문했다. 607만㎡ 규모의 프레시디오 공원은 1846년부터 1994년까지 148년 동안 미군이 서부 해안 방어 목적의 훈련 시설로 쓰던 곳으로, 1980년대 후반 냉전 종식 후 사회적 논의를 거쳐 공원으로 탈바꿈했다. 주한미군 이전 이후 공원 조성이 예정돼 있는 용산도 비슷한 과정을 거칠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박 시장은 미국 연방정부 출자기구로 1996년부터 공원을 관리·운영 중인 ‘프레시디오 트러스트’ 윌리엄 그레이슨 이사회 회장, 진 프레이저 최고경영자와 만나 공원 운영 현황을 듣고 재원 조달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사진). 박 시장은 “용산공원은 외국 군대가 진주한 것으로 따지면 100년 만에 국민에게 돌아오는 민족적 보물”이라며 “국민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공원 변화 방법론에 대해선 시민이 충분히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용산공원은 녹지 중심 공원으로 만들자는 것이 국민 공감대”라며 “무엇을 보존하고 환경오염을 어떻게 정화할지 등에 대해선 앞서 프레시디오 공원이 겪은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레시디오 공원은 민관 협력을 통해 새로운 공원 운영 모델을 만들어낸 것으로 유명하다. 공원의 20%는 미 국립공원관리국(NPS)에서, 나머지는 프레시디오 트러스트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공원 커뮤니티그룹과 협력해 다양한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998년부터 2012년까지는 총투자비 18억 달러(약 2조 원) 중 20%를 공공부문에서 지원받았지만, 군 막사와 잔여 부지 등을 개발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2013년부터는 공공 지원 없이도 운영비 8000만 달러(929억 원)를 자체 조달했다. 공원 운영 비용 중 공공분야 의존도가 절대적인 국내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박 시장은 “프레시디오의 사례를 참고해 시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용산공원의 미래 모습을 그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노기섭 기자
노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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