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등 총괄 검찰국장 부임전 이임사로 ‘검사 본연 역할’ 강조 靑·檢대립 의식한듯 “風來疎竹”
지난 ‘1·8 검찰 인사’에 따라 13일부터 부임한 조남관(55·사법연수원 24기·사진) 법무부 검찰국장이 전임지인 서울동부지검을 떠나며 “수사와 공판에서는 피아를 구분하지 말라”고 밝혔다. 이번 인사에서 ‘검찰 빅4’의 한 자리를 차지하며 친문(친문재인) 검사로 분류된 조 국장이 문재인 정부의 치부가 된 ‘청와대 감찰무마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동부지검 후배들에게 검사 본연의 역할을 강조해 주목된다. 조 국장은 지난 10일 자신이 검사장이던 서울동부지검을 떠나는 이임사에서 “정치와 전쟁에서는 피아 구분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수사와 공판이라는 사법의 영역에서조차 피아를 구분하기 시작하면 우리 사회의 정의와 공정을 세울 수 없다”고 밝혔다. 친문 인사인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감찰무마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동부지검 지휘권자로서, 수사와 재판에서 외적 요소는 배제하고 엄정하게 임해야 한다는 의중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조 국장은 또 “지금 우리는 ‘검찰개혁’이라는 거센 변혁의 소용돌이에 있다”며 “위로부터의 개혁만으로는 성과를 쉽게 이룰 수 없다”고도 했다. 이어 “아래로부터, 현장에서부터 우리 스스로 변화될 때 비로소 국민의 마음을 얻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수사에 관한 입장과 달리, ‘1·8 검찰 인사’ 등을 검찰개혁의 일환이라고 하는 문재인 정부의 입장을 뒷받침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의 검-청 대립을 의식한 듯 한자어구를 인용해 ‘풍래소죽(風來疎竹), 안도한담(雁度寒潭)’을 언급하기도 했다. 풍래소죽은 ‘대나무 숲에 바람이 불어왔다가도, 그 바람이 지나가면 바람은 소리를 남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및 감찰무마 의혹 등을 두고 청와대와 검찰이 정면 충돌하고 있는 와중에 이날 검찰 인사와 예산을 총괄하는 검찰국장으로서 법무부에 처음 출근한 조 국장은 곧바로 차·부장검사 등 검찰 후속 인사 작업에 착수한다. 조 국장이 검사로서의 원칙과 법무부 참모로서의 입장 중 어느 쪽에 더 방점을 둘지 주목된다. 조 국장은 현 정권이 내세운 검찰개혁의 상징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17년 국가정보원 감찰실장으로 파견돼 ‘국정원 적폐청산’을 주도한 직후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한편 감찰무마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정섭)는 늦어도 설 연휴가 시작되는 이달 24일 전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에 대해 기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8일 검찰 고위급 인사에 이어 수사 실무자인 차장·부장검사 인사가 연휴 전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