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인사 폭거’ 후폭풍>李 “새 사법통제 적응해야”… 살아있는 권력수사 ‘실종예보’

이성윤 중앙지검장 취임

수사관련규정 철저준수도 요구
“보고 절차·형식 간소화 할 것”
‘尹에 수사보고 축소’여부 주목
‘직제개편→2차 인사’ 관측 속
윤석열총장과 대립 불가피할듯

이성윤(58·사법연수원 23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취임 일성으로 “절제와 자제를 거듭하는 검찰권 행사”를 강조해 권력형 비리를 파헤치는 검찰의 수사가 앞으로 실종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청와대·여권 등 ‘살아있는 권력’ 의혹을 수사하는 데 앞장섰던 반부패수사부(옛 특수부)와 공공수사부(옛 공안부)를 절반으로 축소하는 검찰 직제 개편에 이어 이른바 ‘2차 학살 인사’를 통해 정권수사의 실무를 담당한 검사들에 대해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해 윤석열 검찰총장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대립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 지검장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 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의 요구와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라면서 “절제된 검찰권 행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제정된 ‘인권보호 수사규칙’과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라”고도 강조했다. 당장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날 취임사를 두고 현 정권이 인사를 통해 ‘윤석열 사단’으로 불리는 간부들을 대거 한직으로 보낸 데 이어 ‘친정권 인사’로 분류되는 신임 이 지검장 역시 이 같은 기조 아래 윤 총장의 검찰권 행사에 강력하게 제동을 걸고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 지검장은 “보고 절차와 형식을 간소화하고 불필요한 업무는 과감히 축소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내 윤 총장에 대한 수사보고도 축소될 여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이날 법무부 기조실장 출신의 김후곤 신임 서울북부지검장도 취임사에서 “향후 있을 제도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주기 바란다”면서 “주지하다시피 검찰개혁을 위한 여러 개혁 입법과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직접수사 부서를 대폭 축소하는 방향의 검찰 조직 개편과 함께 수사를 직접 맡아왔던 차·부장급 검사에 대한 인사는 설 이전 이뤄질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검찰 내부에서마저 법무부가 현 정권을 상대로 수사를 해왔던 서울중앙지검 1차장·2차장·3차장을 모두 교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족 비리 수사의 동력도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친문(친문재인) 정권이 측근 권력의 부패 범죄를 덮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며 “최소한의 염치도 거리낌도 없는 전형적인 폭군정치이자, 노골적인 보복성 검찰 인사”라고 비판했다.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은 “수사가 제대로 안 되면 국회 입장에서는 특별검사 도입을 하지 않을 수 없고, 여당과 청와대가 반대해 (특검이) 되지 않는다고 해도 정권이 바뀌면 문재인 정권이 저지르는 불법과 비리는 반드시 수사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검찰 인사를 두고 찬반 논의가 있는데, 검찰이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희권·김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