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퍼 국방, CBS 인터뷰에서
“견해는 공유” 수습 불구 엇박자
민주당 “트럼프가 정보 조작”
공화당도 “매우 모순된다” 비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제거 명분으로 주장한 ‘이란의 미 대사관 4곳 공격 계획’을 놓고 미 정치권의 논란이 커지고 있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증거를 하나도 보지 못했다”고 말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안보보좌관도 “공격받기 전까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며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이들의 발언 이후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에서도 비난이 커지고 있다.

에스퍼 장관은 12일 CBS ‘페이스 더 네이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사관 4곳 공격 계획’ 주장과 관련해 “대통령이 말한 건 그것이 아마도 대사관에 대한 추가적인 공격일 수도 있다고 믿었다는 것”이라며 “나는 그런 견해를 공유했다. 나는 다른 국가안보 팀원들이 그 견해를 공유했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위협보다는 평가처럼 들린다’고 지적하자 에스퍼 장관은 “대통령은 실체가 있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는 구체적인 증거를 인용하지 않았다”며 “그가 말한 건 아마도 그럴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진행자가 ‘(구체적 증거가)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냐’고 묻자 에스퍼 장관은 “4개 대사관과 관련해서는 하나도 못 봤다”고 말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폭스뉴스 선데이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것이 기지든, 대사관이든 미국 시설에 대한 위협이 있다는 점을 알았다”면서도 “공격이 있기 전까지는 (정확한 목표를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그러나 우리는 이란이 그 지역 미국 시설에서 미국인을 죽이고 불구로 만들려 한다는 매우 강력한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며 “대통령이 전적으로 옳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교·안보 수장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다른 이야기를 하면서 정치권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 소속인 애덤 시프(캘리포니아) 하원 정보위원장은 “나는 물론 (여야 중진으로 구성된) 8인 위원회 누구도 임박한 위협에 대한 충분한 증거를 들은 바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정보를 조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화당 소속인 마크 리(유타) 상원의원은 “4개 대사관에 대해 들은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역시 공화당 소속인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도 NBC ‘밋 더 프레스’ 인터뷰에서 “모순된 정보를 듣는 것 같다”며 “(마이크 폼페이오)국무장관은 (이란의 공격이) 언제, 어디인지는 모르지만 임박했었다고 보고했다. 매우 모순된다”고 말했다.

워싱턴 = 김석 특파원 suk@munhwa.com
김석

김석 기자

문화일보 / 기자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