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심, 법정구속 취소… 석방 법조계 “금전피해 복구와 별개 공적책임 묻지 않은 건 부적절”
교수임용을 대가로 1억5000만 원을 챙긴 전직 대학교수가 원심서 징역형을 받아 법정 구속됐다가 피해자에게 돈을 돌려줬다는 이유로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3일 수원고법 등에 따르면 수도권 사립대인 H대 대외협력처장과 교원인사위원을 지낸 A 전 교수는 지난해 4월 배임수재 혐의로 기소됐다. A 전 교수는 2013년 6월 자신이 속한 단과대의 산학협력중점 교수를 지망한 B 씨에게 학교 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발전기금을 기부하면 교수로 채용될 수 있게 돕겠다”고 제안했다. 이후 5차례에 걸쳐 장소를 바꿔가며 현금과 상품권으로 총 1억 원을 받았다. B 씨는 같은 해 해당 단과대의 산학협력중점 교수로 임용됐다가 지난해 정년 퇴임했다.
그는 또 2015년 4월 자신과 같은 학과에 교수 임용을 희망하는 C 씨를 상대로 “발전기금을 주면 학교에서 강의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고 말한 뒤, 학교 인근 식당에서 현금 5000만 원을 받았다.
수원지법 제11형사부는 지난해 7월 “교원 임용 절차의 공정성과 청렴성을 훼손한 죄질이 불량하다”며 A 전 교수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A 전 교수는 원심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다. 고위 판사·검사를 지낸 변호사들을 중심으로 법률대리인을 선임했고, 9일 수원고법은 A 전 교수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에게 피해 금액을 모두 반환하고 피해자들로부터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 표현이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배임수재의 경우 금전적 피해뿐 아니라 공적 책임에 반하는 행위를 했는지 여부가 관건인 만큼 집행유예는 부적절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재산 피해만 발생한 경우에는 금전적 피해가 복구되면 집행유예를 받는 경우가 많지만, A 전 교수의 경우 청렴과 공정에 근거해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책임을 저버린 경우여서 학교에 끼친 피해도 작다고 볼 수 없다”며 “이런 점이 더 판결에 더 반영됐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