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통과 어렵다” 표면 이유
“일제고사 부활” 주장에 후퇴
일각선 “기초학력 미달 느는데
국회 핑계는 의지 없다는 것”
교육부가 올해 3월부터 초1∼고1의 모든 학생에 대한 기초학력 진단을 의무화하겠다던 방침을 철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이 ‘일제고사 부활’이라고 강하게 반발하자 교육부가 한발 물러섰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재난 수준’ 평가가 나올 정도로 기초학력 미달(100점 만점 중 20점 이하 획득) 학생이 늘고 있지만, 교육부가 뒷짐만 진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15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해 3월 “한 아이도 놓치지 않고 기초학력을 책임지겠다”며 ‘기초학력 지원 내실화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각 학교가 초1부터 고1까지의 모든 학생에 대해 기초학력 진단을 반드시 실시하고, 그 결과를 학부모에게 통지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이었다. 목표 시점은 올해 신학기부터였다. 현재는 평가와 통지가 자율이며, 대상도 초3∼중3에 그친다. 이와 관련, 교육부 관계자는 “근거법인 기초학력보장법이 국회를 통과하기 전에는 시행이 어렵다”며 “현재도 100%는 아니지만, 각 학교가 자율적으로 기초학력 진단을 해왔기 때문에 시·도교육청과 협력해 최대한 유도하겠다”고 설명했다. 해당법은 20대 국회 임기와 함께 오는 4월 폐기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부터 초3, 중1만큼은 기초학력 진단을 의무화하겠다던 서울시교육청도 계획을 일부 포기한 상태다. 전교조가 ‘일제고사 부활’이라며 반발하자 표준화된 도구로 진행하겠다던 당초 계획을 바꾸고 ‘교사 관찰평가도 가능’이란 단서를 달았다.
학교 현장에서는 기초학력 진단을 의무화하지 않을 경우 학력이 부진한 학생을 조기 발견해 학습결손을 메워주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초등학교 6년은 ‘무(無)시험제’ 도입으로 정기적인 평가까지 이뤄지지 않아 ‘수포자(수학 포기자)’ 등이 발생하는 주요 시기로 꼽힌다. 한 중학교 교사는 “중1에 자유학기제가 도입되면서 중2가 돼서야 성적표를 받고 학생들은 ‘멘붕’ 상황에 이르고 낙인효과를 우려한 학부모들은 아예 ‘믿지 못하겠다. 그냥 학원으로 보내겠다’며 불쾌해하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한 초교 교장은 “기초학력 진단을 통해 난독증이나 정서적인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기도 한다”며 “사교육으로 보충할 수 없는 저소득층 학생을 위해서라도 진단 평가를 의무화하는 것이 공교육의 책무”라고 지적했다.
신현욱 한국교총 정책본부장은 “이미 학습부진 학생에 대한 교육과 실태조사 등을 명시한 초중등교육법 28조와 시행령 54조가 있어 개정만 하면 충분히 추진할 수 있는데도 국회만 바라보는 것은 의지가 없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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