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중지 명령 기준 모호
불가피한 경우만 이뤄져야”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한 취지로 30년 만에 전면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일명 김용균법)이 16일부터 시행된다. 근로자의 안전을 강화하려는 조치로 사업자의 책임이 강화됐는데, 업계에서는 법안 해석이 모호하고 책임 범위도 넓어 범법자로 전락하는 사업주가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내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산안법은 △산재예방 책임주체 확대 △법의 보호대상 확대 △도급인의 책임 강화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안전·보건 조치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개정 산안법은 2018년 12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의 협력업체 근로자 김용균 씨의 산재 사망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업계는 개정 산안법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사업주의 책임이 여전히 광범위하고, 법안의 내용도 모호하다며 개정 산안법 시행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개정법은 근로자 사망 시 사업주에게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는데, 5년 이내 재범의 경우 2분의 1까지 형량이 가중됐다. 처벌 수위뿐 아니라 책임 범위도 넓어졌는데, 기존에는 22개 위험장소에 국한했던 관리 사업장이 개정법에 따라 전체사업장으로 확대됐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안전기준을 지나치게 높여 사업주가 제대로 지킬 수 있을지가 의문”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또 중대재해 발생 시 고용부 장관이 필요한 경우 작업 중지를 명령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 관계자는 “작업중지명령은 조업중단 후 사업장 재가동까지 많은 피해가 수반되는 조치라, 불가피한 경우 최소 범위 내에서만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해 위험물질 관련 작업의 도급을 원칙적으로 금지한 것도 개정 산안법의 특징이다. 이 또한 업계에서는 “위험 작업에 대한 전문적 업무 역량은 전문업체가 가진 경우가 많은데, 이를 특정 업체가 흡수하면 다른 업체들은 비숙련 근로자가 위험 업무를 담당하는 처지에 놓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
정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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