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노총도 “총선 우리가 주도를”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대거 당선
주요 정부기구도 노조출신 많아

재계 “경영상 노조리스크 커져
경쟁력 하락 하소연할 곳 없어”


올해 ‘대립적 노사관계’가 표면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수년간 급속히 세를 불려 ‘제1 노총’에 오른 민주노총이 임박한 4·15 총선에 무더기로 출마할 태세여서 경제계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수세에 몰린 한국노총도 민주노총과의 기(氣)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분위기여서 전반적으로 노조 친화·노동 편향 정책이 더 강화되는 결과로 귀착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재계는 노사 간 힘의 균형이 유지될 수 있는 법과 제도의 설계, 노동시장 개혁 없이는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15일 재계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한국노총 9명, 민주노총 3명 등 양대 노총 출신 국회의원만 12명이 한꺼번에 당선됐다. 뒤이은 2018년 6·13지방선거에서도 한국노총은 23명의 당선자를 배출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에는 고용부 장관, 노사정위원장, 일자리위원회, 고용부 산하 공공기관 등 정부 주요 기구를 노조 출신 인사들이 차지했다.

인적 구성이 일방으로 치우치자 경영계에서는 “기업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노조 친화적·노동계 편향적인 정책이 추진되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재계 관계자는 “여기에 강성 노조의 불법행위가 지속하면서 경영 전반에 노동정책, 노조 리스크가 현저히 증가했다”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는 2017년 말부터 2018년에 걸쳐 “한국 노동시장이 경직적이다. 기업활동과 경제성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노동시장 구조개혁과 유연성 확보를 권고했다.

하지만 이런 환경을 세 확산의 동력으로 활용, 2018년 기준으로 96만8000명의 조합원을 확보해 한국노총(93만3000명)을 제친 민주노총은 최근, 2016년 총선(57명)보다 더 많은 민주노총 지지후보 및 출마 후보를 내겠다고 밝혔다. 오는 21일 새 집행부 선출을 앞둔 한국노총 내부에서도 민주노총을 의식해 “한국노총 주도로 총선·대선을 치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전체 조합원 수는 2011년 7월 복수노조 시행 후 증가 추세를 지속하며 233만 명을 넘어섰다.

재계는 올해 국제노동기구(ILO) 비준협약, 산업안전망 확충, 플랫폼 고용, 자동차 등 주력산업 부진에 따른 갈등을 포함한 노사 현안이 산적한 상태여서 노사 간 힘의 불균형이 더 악화해 경영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재계 관계자는 “세계 경기 부진과 저성장 흐름에 갈수록 수익은 저조하고 자동차 산업의 노사관계만 해도 뇌관으로 치닫고 있다”며 “이런 상황인데 정부, 국회 정책은 물론, 노동 관련 주요 판결조차 사용자 주장이 잇따라 배척되는 등 입법, 사법, 행정 모두 노골적으로 친노동 편향 기조와 인적 구성이 고착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사정이 이렇자 기업 처지에서는 어디에 기대고 하소연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고립무원(孤立無援)이란 말이 공공연히 들린다”며 “정규직 과보호 완화, 파견근로 허용범위 확대, 기간제 근로자 사용 기간 연장, 파업 시 대체근로 허용, 직장 점거 금지 등 노동시장 선진화 조치 없이는 기울어진 운동장에 따른 피해와 부작용은 고스란히 경제 전반으로 파급될 것”이라고 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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