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AI 발생으로 가금수입 중단… 구제역 발병 우려로 인천·김포 긴급 백신 접종, AI도 언제든 발생할 수 있어

지난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몸살을 앓은 방역 당국이 신년부터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로 바짝 긴장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헝가리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함에 따라 헝가리산 닭·오리 등 가금육과 가금 생산물의 수입을 금지한다고 15일 밝혔다. 헝가리 농업부는 13일(현지시간) 헝가리 북서부 코마롬 에스테르콤주의 칠면조 농장에서 AI 발병이 확인됐다고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긴급 보고했다. 농식품부의 수입금지 대상은 △살아있는 가금 △가금 병아리 △가금종란 및 식용란 △닭·오리고기 등 가금육·가금생산물 등이다.

AI 바이러스는 낮은 기온에서 전염 가능성이 훨씬 높다. 특히 겨울철새 도래지가 많은 우리나라는 시베리아에서 날아오는 AI감염 철새들로 인해 매년 겨울 방역 비상상태에 들어간다. 올해는 AI가 양계시설로 전염된 사례가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올해 한국으로 넘어오는 철새 수가 역대 최대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올겨울 도래할 것으로 예상되는 철새 수의 절반 이상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여기에 최근엔 인천 강화 소 사육 농장에서 구제역 감염 항체(NSP)가 잇따라 검출돼 구제역에 대한 방역대책도 손을 놓을 수 없는 상태다. 감염 항체 확인은 바이러스 발병과는 다른 것으로 가축에 바이러스가 잠시 노출됐으나 발병하지 않고 항체가 자연 생성된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통제되지 않은 바이러스 흔적이 발견된 것에 방역 당국은 초긴장 상태다. 특히 소의 경우 돼지보다 경제적 손실이 크기에 농식품부는 백신 미접종 농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행법상 백신 미접종 시에는 각종 페널티와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일부 농가에서 미접종 사례가 적발됐기 때문이다. 발병 시 예방적 살처분에 들어갈 경우, 주변 다른 농장에도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다. 농식품부는 NSP가 검출된 강화군과 김포시 지역을 대상으로 소·염소에 대해 23일까지 긴급 백신 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겨울철은 각종 가축 전염병이 전파되기 쉬운 환경 조건”이라며 “AI를 비롯해 구제역 등이 퍼져 나가지 않도록 사전 예찰 강화와 농가 교육·점검을 철저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박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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