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사임…총선 출사표 던져
노조, 文정부에 청구권 내밀며
인사·경영권 등 사사건건 간섭
공공기관 비효율성 증가 우려
“손해땐 결국 국민들이 뒷감당”
4·15 총선을 앞두고 공공기관장들이 줄줄이 사임하고 총선행을 택하면서 정치 이력을 위해 공공기관장 직위를 이용하고 내팽개쳤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그 틈에 노동조합도 문재인 정부에 대한 ‘청구권’을 내밀며 인사권·경영권까지 간섭하는 일이 다반사가 되고 있다. ‘낙하산 인사’ 논란 속에 공기업이 본래의 취지와 목적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정치 권력과 노조의 이익을 채우는 희생양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총선에 출마하려는 공직자의 사퇴 시한이 16일 자정인 가운데, 이날 오전까지 총선 출마를 위해 임기 만료 전 사직한 공공기관장은 이상직 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김성주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김형근 전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등이다. 총선 출마설이 나온 이정환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은 이날 유럽 지역 출장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주금공 관계자는 “반드시 본부에 있어야 사직서를 제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사임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이강래 전 한국도로공사 사장과 오영식 전 코레일 사장, 이지수 전 한국표준협회 산업표준원 원장, 이현웅 전 한국문화정보원장 등도 출마에 나섰다.
이 공공기관장들은 정치인이거나 여당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인사들로, 기관장 시절 자신의 지역구를 특별히 챙기는 등 총선을 위해 지위를 이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지난 대선 때 부산시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던 이정환 사장은 자신이 출마했다가 낙선한 지역구인 부산 남구에 위치한 주금공 사장으로 취임한 후 이 지역에 사회공헌사업을 집중적으로 진행해 논란이 됐다.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성주 전 이사장은 취임 후 전주 지역구 행사에 자주 모습을 나타냈고, 결국 국민 노후자금 700조 원을 책임지는 자리를 버리고 중도 사퇴했다.
노조들은 경영과 인사에 실력을 행사하고 나서면서 공공기관은 이전투구의 장으로 변질되는 양상이다. 청와대가 지난 3일 임명한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노조의 반대에 막혀 16일까지도 출근을 하지 못하고 있다. 상급 기관인 금융노조와 한국노총까지 개입해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 “대선 후보 시절에 한 약속을 지켜라”라고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예탁결제원 노조는 이미 임기가 만료된 이병래 사장의 후임에 “‘낙하산’이 오면 안 된다”면서 노조위원장이 직접 사장 공모에 참여했다. 수출입은행은 방문규 신임 행장 취임 후 금융 공기업에서는 처음으로 노동추천이사제를 사실상 받아들인 바 있다. 기획재정부는 15일 근로자 이사회 참관제를 확대하고 이사회 참여와 이사 추천 등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목소리가 커진 노조는 복지 수준을 높이는 데 거리낌이 없는 모습이다. 정부 역시 공공기관 평가에서 ‘사회적 가치’와 ‘근로자의 인권’을 강조하면서, 최고의 직장으로 꼽히는 금융공기업이 ‘워라밸’ 수상을 자랑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밝은 한 경제계 원로는 “공공기관이 논공행상의 도구로 쓰이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러운데 공공기관이 이익 집단에 이용을 당하면서 비효율이 쌓이면 그 손해는 국민이 보게 된다”고 말했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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