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 개혁’에 대해 검찰 내부는 말할 것도 없고, 사법부와 진보 진영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와 1·8 검찰 지휘부 대학살,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의 ‘3종 세트’와 관련, 친문(親文) 인사들이 연루된 권력형 범죄에 대한 수사를 틀어막기 위한 ‘직권 남용’이라는 국민적 공감대가 더욱 확산한 것이다. 그런데도 추 장관의 법무부는 같은 맥락의 ‘4번째 조치’로 직제 개편, 검찰 중간간부 및 일선 검사 인사(人事)를 조만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유재수·송철호·조국 등 권력 핵심과 연계된 범죄 혐의 수사는 사실상 무력화(無力化)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검찰청이 추 장관의 검찰 직제 개편안에 대해 반대한다는 방향으로 입장을 모았다고 한다. 추 장관 등이 수용할 가능성이 커 보이진 않지만, 정권의 무지막지한 권력 남용에 대한 당연한 대응이다. 법무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직제 개편안은 문제투성이일뿐 아니라 자가당착 측면도 심각하다. 전국 검찰청 직접수사 담당 부서 13곳을 폐지하고 형사부를 강화하는 방안은, 검찰의 거악(巨惡) 척결 및 반부패 수사 역량을 현격히 약화시킴은 물론, 수사권 조정 취지와도 충돌한다. 형사사건에 대한 경찰의 권한이 커지면 검찰은 전문 수사 역량을 더 키우는 것이 당연할 것인데 대폭 줄인다고 한다. 현 정권은 출범 이후 그런 취지에서 만든 조세범죄·증권범죄 등의 수사 부서도 스스로 폐지키로 했다. 조직 개편을 빌미로 현 정권 수사를 담당한 검사들을 여기저기 흩어버리는 ‘보복 인사’도 예상된다.

‘진보 판사’들의 인터넷 게시판에도 “청와대의 위법·위헌” “막 나가는 청와대”라는 비판 글이 쏟아지고 있다. 참여연대의 양홍석 공익인권법센터 소장은 15일 “기본권 보장 측면에서 부당하다”면서 12년간 일했던 곳을 떠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직제개편안은 경제범죄 등 부패수사의 축소를 가져올 수 있다”며 반대했다. 진보 성향의 전성인 홍익대 교수도 법치 부정을 비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엔 25만여 명이 ‘수사팀 해체 반대’를 청원했다.

어떤 경우에도 기존의 권력범죄 수사팀을 해체해선 안 된다. 수사 검사들에 대한 어떤 보복도 있어선 안 된다. 권력범죄 특별수사팀은 존치시켜 계속 수사하도록 해야 한다. 이에 역행하는 조치를 강행한다면, 관련자들은 권력을 남용해 수사를 방해한 ‘권력범죄 공범’으로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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