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인 차량 공유(카셰어링) 서비스에서 규제 철폐 여부가 한국과 일본의 성장세를 갈랐다. 17일 일본 교통환경모빌리티재단과 한국 도로교통공단, 보험연구원 등에 따르면 일본 차량 공유 대수는 2018년 2만9208대에서 2019년 3만4984대로 19.8% 성장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차량 공유 대수는 1만7500대에서 1만8500대로 5.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일본의 차량 공유 회원 수도 같은 기간 23.2% 급증했지만, 한국은 3.9%로 소폭 증가하는 데 불과했다. 한국의 차량 공유 대수와 회원 수는 2017년부터 2018년까지 각각 23.7%, 32.8% 늘었으나 지난해부터 성장세가 3~5%대로 급격하게 주저앉기 시작했다.
일본은 지난 3년간 차량 공유 대수와 회원 수의 연평균 성장률이 각각 21.1%, 24.3%로 20%대를 웃돌았다. 같은 기간 한국의 차량 공유 대수와 회원 수 연평균 성장률은 각각 15.7%, 22.1%로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이는 한국 시장이 수요는 높지만 공급이 따라잡지 못한 탓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차량 공유 회원 수로 따져보면 한국은 800만 명으로, 일본(162만6618명)의 5배 규모다. 반면 한국의 차량 공유 대수는 일본의 절반 수준이다. 일본에서는 차량 공유가 개인 간(P2P)에도 가능하지만 한국은 기업과 소비자 간(B2C)에서만 허용돼 차량 공급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일본 차량 공유 시장의 성장 비결은 규제 철폐다. 일본은 지난 2006년 도로운송법을 과감하게 뜯어고쳤다. 국토교통성의 허가 없이 개인들이 차량을 공유하도록 허용한 것이다. 일본은 차량 공유 서비스를 공공교통수단과 자가용의 중간인 ‘준공공 교통사업’으로 분류해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에서는 최근 1~2년 새 여객운송법 등 규제에 발목 잡혀 문을 닫거나 사업이 위축된 차량 공유 서비스만 9~10개에 달한다.